병원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이제 나이를 먹어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령자에게서 나타나는 운동능력 저하가 반드시 노화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로 변화가 있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신경계퇴행성질환으로 알려진 파킨슨병 같은 경우가 그렇다. 이 병은 환자의 9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이고, 대부분 중년 이후 증상이 나타나 노화 탓으로 돌린 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과거와 달리 파킨슨병은 초기부터 치료와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증상 진행을 늦춰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음과 꾸준한 생활관리이다.
똑같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도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경과와 예후는 천차만별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생활관리는 신경세포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파킨슨병이 진행될수록 운동능력은 떨어지고, 근육이 굳는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증상 완화와 질병 진행을 막기 위해 중요하다. 운동요법은 많은 연구에서 항염증, 항우울 효과와 신경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발병 초기에는 걷기, 달리기, 수영 등 체력을 기르는 운동이 좋다. 병이 진행될수록 허리가 굽거나 관절이 굳기 때문에 근육통을 예방하고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줄여줄 수 있는 스트레칭, 요가 등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이 필요하다. 다만 혼자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평소 식생활도 중요하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염증 반응을 줄여준다.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자주 겪는 변비를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선, 아보카도, 견과류 등으로 필수 지방산을 섭취하면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우울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커피와 녹차를 마셔도 좋을지 궁금해하는 환자들도 본다. 커피의 카페인은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능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녹차의 카테킨과 테아닌 성분은 신경 보호, 심신 안정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카페인의 섭취량이 많은 경우 떨림 증상이 더 심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고, 질병이 악화되고 나서야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일반적이다.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좋은 방법은 질병을 올바로 이해하고 치료, 관리하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꾸준한 병원 치료와 함께 골고루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고,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자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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