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일반계고 합격 커트라인 높아졌다

올해 탈락자 470명 작년보다 급증…특성화고·자사고 기피 영향

올해 대구 일반계고 합격 커트라인이 올라가면서 예년 기준으로 합격선에 들던 학생들이 대거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반계 고교를 선택하는 중3 학생 수가 증가했는데도, 교육당국이 이를 사전에 안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30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18학년도 추첨배정고 합격선은 중학교 내신 성적 기준 80% 초반대로, 80%대 중반에서 형성되던 예년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일반계고 합격자는 중학교 내신성적에 따라 학군과 남녀 구분없이 성적순으로 모집 정원만큼 선발한다. 올해는 모집 정원 1만6천323명에 1만6천793명이 지원해 총 470명이 탈락했다. 2017학년도에는 일반계고 모집 정원이 1만9천107명이었고, 탈락자가 343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내신 성적이 80% 초반 대였던 학생들은 올해 일반계고에 지원했다가 대거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3 자녀를 둔 박모(55) 씨는 "지난해 기준으로 합격 안정권으로 생각했는데 탈락해 가족 모두 상심이 크다"며 "지원할 때라도 올해 이 같은 분위기를 미리 알려줬다면 아이가 받을 충격이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올해 합격선이 상승한 것은 특성화고와 자율형사립고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가 짙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특성화고 학생이 현장실습 도중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특성화고 진학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취업을 위해 성적이 합격선보다 높아도 특성화고를 자원해서 가는 학생이 많았지만, 올해는 이런 학생이 줄었다"며 "특성화고 모집에서 총 384명이 미달돼 추가모집을 거쳤는데도 90여 명이 미충원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사고를 지원하려던 상위권 학생들이 일반계고로 몰린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자사고'외고에 압박을 가하면서 학부모들이 자사고 진학에 대한 불리함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대건고, 경일여고, 계성고 등 지역 3개 자사고는 추가모집을 거쳤지만 모두 261명이 미달됐다.

대구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매년 발생하는 타 시도 고교 진학자, 검정고시 응시자 등을 기초로 고교 정원이 정해진다"며 "특성화고에서 개별적으로 모집 공고를 내고 추가모집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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