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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달의 골프 알까기 유머] <7>OB 장타자는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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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300m? 사실은 '산(으로) 100m'!

윤선달
'장타 챔피언 중 PGA 우승 선수는 없다.' 지난해 볼빅에서 주최한 윌드 롱 드라이브 장타 대회 모습. 볼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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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힘!' 드라이브 거리는 보기에는 멋있다. 하지만 18개 홀 중에서 OB(Out of Bound)가 3개 이상 나면 속 빈 강정 또는 빈 수레나 마찬가지다. 250m를 좌탄우탄으로 부정확하게 날리기보다는 200m를 페어웨이 한가운데 안착시킬 수 있다면 후자가 훨씬 실속 있고 알찬 샷이다. 여기서 롱기스트에 관한 농담 한마디. 캐디는 드라이버로 멀리 날리는 남자보다 OB 내는 남자를 더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한번 더 하니까'.

어느 장타 대결에서 이런 시상을 소개한다. 맨 꼴찌에게 꽁치(꼴찌) 통조림, 시상권에는 못 들었지만 나이에 비해 가장 젊은 김 사장에게는 감투상으로 감 2개, 3등에게는 들기름(덜 길다는 의미)을 상품으로 걸었다. 2등에게는 김(길다)을 줬고, 1등에게는 참기름(참~~ 길다)을 시상했다.

장타자에 관한 조롱과 농담은 여러 가지다. 평균 250m를 날린다는 한 롱기스트 플레이어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제대로 잘 맞으면 270m 정도 날아가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잘 맞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최대 비거리가 300m라는 또 다른 장타자에게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300m가 아니고 '산 백m'입니다. 대체로 산으로 100m 날아갑니다"라고 웃었다. 이 순간 캐디가 한 술 더 뜬다. "이 분 300m 맞아요. 제가 봤어요. 남은 거리로."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정신 상태에 더 민감하고, 몸 컨디션에 따라 스코어 차이가 하늘과 땅으로 갈리는 운동이 골프다. 거만하게 쳐서도 안 되고, 방만하게 쳐서도 안 된다. 거리만 좋으면 '거만'하게 친다고 하고, 방향만 좋으면 '방만'하게 친다고 농담 삼아 말한다. 또, 거리는 맞는데 방향이 맞지 않은 퍼트를 '기장은 맞는데 품이 안 맞다'고 한다. 본 그린보다 가까운 남의 그린을 '처제 그린', 본 그린보다 먼 남의 그린을 '처형 그린'이라고 한다.

누가 말했던가. 방향이 제어되지 않는 장타는 재앙이라고. 그래서 방향성이 좋아지는 음료 '방향수'를 개발해 내면 골퍼들에게 히트를 칠까. 내기하는 사람들은 장타자와 상대하기가 가장 쉽다고 한다. 홈런 타자가 삼진이 많듯, 장타자는 오비가 많으니까.

가장 무서운 상대는 덕장도 지장도 아닌 운장(운 짱!)이다. 요즘은 '운칠복삼'(運七福三)이다. 고스톱에서는 타짜도 못 이기는 운장보다 무서운 상대가 바로 '가리(借)하는 넘'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장타에 관한 최근 유머 하나를 더 소개한다. 강남300CC 인코스 4번 홀에 언덕이 있는데 그 언덕을 못 넘어가면 '아저씨', 넘어가면 '오빠'라고 한다. 그런데 턱에 걸리면 '아빠', OB가 나면 '할배탕구'라고 놀림을 당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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