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척추·관절 클리닉] 치맥과 몸짱

이제는 낮이면 겉옷이 약간은 부담스러워지는 시기다. 그렇다. 봄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했으나 오랜 시간을 대구에서 살고 있는 내게 대구는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고 가을인가 싶으면 겨울인, 뭐 그런 동네다.

많은 분들의 새해 다짐에는 금연이나 다이어트 등이 항상 손꼽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운동하고, 식단도 꽤 신경 써서 관리하는 분들이 많다. 식단 관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보기에도 목이 턱 막히는 닭가슴살과 방울토마토 및 샐러드가 함께 있는 모양이 아닐까 싶다.

반면에 그러한 분위기와는 관계없이 맛있는 음식들 사진도 수도 없이 SNS에 올라온다. 치맥도 여름이면 빼놓을 수 없다. 대구는 전국에서도 치맥에 대한 사랑이 유난히 커 치맥 축제도 몇 년째 성황리에 열리고 있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찾는 메뉴가 치맥이다.

건강관리를 위해 퍽퍽한 닭가슴살을 먹는 분도, 야식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치맥을 즐기는 분들도 과하게 섭취할 경우 달갑지 않은 손님을 만나게 된다. 바람만 불어도 통증을 느낀다는 병, 통풍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비만이 증가함에 따라 통풍 발병률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2년 26만5천65명에서 매년 증가해 2016년에는 37만2천710명에 이를 정도다.

통풍은 요산염 결정이 관절 주위 및 연부 조직에 침착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통풍의 단계는 증상이 없는 고요산 혈증, 급성 통풍성 관절염, 간헐기,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급성 통풍성 관절염의 경우 90%의 환자가 하나의 관절에서 시작하게 된다. 대부분의 급성 통풍은 낮보다는 체온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탈수되어 있는 새벽에 발생한다.

환자 대부분이 이러한 극심한 통증으로 절뚝거리면서 병원을 찾곤 한다. 그때는 관리를 잘하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적절한 치료로 수일 내 증상이 씻은 듯 낫게 되면 그 다짐이 이내 약해진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치료를 마음대로 중단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 경우 다시 급성 통풍이 찾아올 확률은 약 60~8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장기간 방치하면 통풍 결절로 관절이 파괴됨은 물론 신장이나 요로 등에 결석을 만들어 심한 통증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신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근경색이나 뇌혈관 질환의 발생률도 높인다.

과거에는 기름진 고기와 술과 관련이 있어 통풍을 '황제병' '귀족병'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 되었다. 무엇이든 과하면 아니함만 못하니 이러한 이치는 통풍에서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식사와 운동으로 건강한 여름을 준비하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