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 기지 공사 장비 반입, 경찰 3천명 주민 강제해산…20여명 다쳐

공사용 트럭 등 22대 동원, 작전 3시간 만에 들여보내…밤샘 농성에 탈진자 속출

국방부가 23일 오전 성주 소성리 사드 기지 장병 생활환경 개선 공사에 사용할 장비와 자재를 반입했다.

국방부는 경찰 작전 3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공사용 자재와 장비를 실은 덤프트럭 등 차량 22대를 사드 기지로 들여보냈다. 덤프트럭 14대에는 공사용 모래와 자갈이 실렸고, 승합차에는 공사 근로자들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현재 시급한 성주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어 경찰과 협조해 오늘부터 공사에 필요한 인력,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성리에 경찰력이 투입된 것은 지난해 3차례, 올해는 두 번째다. 경찰은 오전 8시 12분부터 3천여 명을 동원해 소성리 진밭교와 그 앞에 서서 농성 중이던 사드철회 평화회의와 소성리 주민, 사드반대 단체 등 200여 명에 대해 강제해산에 돌입하며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사드철회 측 주민들이 다치거나 병원으로 옮겨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밤샘 농성에 따라 탈진자들도 속출했다.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서자 농성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을 향해 욕설과 발길질을 퍼부었고 자신을 들어 옮기던 여경의 팔을 물어 상처를 입힌 여성 농성자도 있었다. 일부는 PVC관에 서로 팔을 넣어 연결한 후 "팔과 팔을 원형 통으로 연결했다. 경찰은 강제진압 때 주민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외치면서 반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4명이 나와 양측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상황을 지켜봤다.

충남 계룡대 인근에서 왔다는 김정호(55) 씨는 "언론에서만 듣고 보던 사드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왔다. 전 상황이 끝나기까지는 3시간여가 걸렸지만, 실질적인 경찰 작전 시간은 1시간 정도에 불과했다"고 했다.

상황이 끝난 후 강현욱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오늘 충돌에서 2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중 1명은 심장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이 사태로 몰고 간 것은 국방부며, 앞으로 있을 모든 책임도 국방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드 기지 내 생활환경 공사는 3개월여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추후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공사 장비를 추가로 반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상시로 병력을 배치해 진밭교 등 사드 기지 진입로 중 주요 지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진밭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봉쇄하고 장악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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