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이 주최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교육감 예비후보 정책토론회'가 지난 4일 오후 매일신문 8층 교육원에서 열렸다. 강은희, 김사열, 홍덕률 3명의 대구시교육감 예비후보는 모두발언, 패널별 질문, 후보 간 토론, 마무리 발언 순으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매일신문은 사전에 각 후보로부터 10대 공약을 전달받았고, 이를 전문가 패널에게 넘겨 공약을 검증하고 후보별 질문을 마련했다. 패널로는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 김차진 수성고 교장, 안영자 남대구초 교장, 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 허숙희 대건중 학부모대표, 김재경 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김교영 매일신문 편집부국장이 맡았다, 매일신문은 각 패널의 질문과 답변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했고, 순서는 예비후보 이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대구 미래교육의 변화를 위한 시도는?
▷강은희=공약인 '다품교육'은 한 아이도 놓치지 않으며 학부모, 교사 등 모든 교육 주체를 안고 간다는 뜻이다. 잘하는 아이에게는 더 잘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마련해주고, 부족한 아이에게는 1학급 2교사제, 방과후돌봄, 동아리 활동 등으로 지원하겠다. 모든 아이의 능력을 키워 상향평준화 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다. 대구에 사는 아이들이 자긍심이 높아지고, 지역에 있지만 글로벌한 꿈을 꾸고 포부가 당당한 아이가 되도록 성장시키겠다.
▷김사열=공약인 선진형공교육, 선진형평가제의 핵심은 교실자치를 이루는 것이다. 이는 교사 책임제에 의한 학생 중심의 교육을 말한다. 수용적 사고력이 아니라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을 펼쳐야 한다. 또 학교와 교실에 과감하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중앙정부의 부당한 간섭을 확실히 막아 교실자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설립하고, 다문화교실을 활성화하고, 지역 여러 교육현장을 자율이라는 큰 원칙으로 조화롭게 운영해 나가겠다.
▷홍덕률=2015 개정교육과정에서의 달라진 인재상은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 협력, 토론, 체험과 같은 내용이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강조되는 새로운 교육 방법이다. PBL, 거꾸로 교실, 팀티칭 등 구체적인 교육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대구교육을 위한 싱크탱크인 대구교육미래정책연구소를 구상하고 있다. 교육 변혁의 주체는 교사여야 한다. 교사가 변혁의 주체가 돼 비전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며, 이를 공유한 교사들이 교실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맞벌이 부모를 위해 교육청이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은?
▷강은희=돌봄교실의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일단 돌봄을 원하면 학교 시스템과 별개로 돌봄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다만 모든 걸 학교에서 하려면 학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지역공동체에는 지역아동보호센터 등 청소년 관련 시설이 많다. 학교가 중심이 돼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준다면 더 효율적인 돌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김사열=부모가 케어하지 못하는 부분은 학교가 공적으로 담당하는 게 맞다. 현재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와서야 대학 진학을 걱정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는데 어린 시절인 초'중학교 때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야 점수에 맞춰 진로를 찾는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홍덕률=학교급별에 따라 학교가 대신 맡아야 할 역할에 차이가 있다. 초등은 돌봄 역할이 필요하며 지역사회도 어린아이에 대한 돌봄 기능을 역할 분담해야 된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의 내실화가 중요하다. 또 진로'진학 지도를 부모가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하며, 이 역시 지역사회와 함께 해나가야 한다.
◆공약 이행을 위해 타 기관과의 협력 의지를 보여 달라.
▷강은희=대구에 한정시키지 않고 다른 광역단체, 대학 등과 협력해서 학생들에게 기회를 넓혀줄 것이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 현장과도 활발히 호흡하겠다. 특히 공약 중 진로진학취업센터의 경우 타 기관과 협력해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하면 아이들에게 더욱 실질적이고 역동적인 체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사열=학교 현장과 관련된 일이라면 시의회, 구의회 등과 당연히 협의해야 한다. 법률이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면 국회의 도움도 필요하다. 대학 총장 문제를 겪을 당시 대통령 후보, 국회의원 등 안 만난 사람이 없었다. 일을 추진하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접근한다면 어느 사람, 기관이나 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홍덕률=교육감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파를 떠나 오로지 학생을 위해 일하는 진정성이다. 대학 총장 시절에도 지역사회는 물론 중앙, 전국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인적'물적'전문가 자원을 결합하고자 애썼다. 이는 대구시교육감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앞으로 대구시 등과 협의할 생각을 갖고 있다.
◆학교 현장을 도와줄 행정 업무 경감 대책은?
▷강은희=학교마다 교육부 지침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을 교육청 단계에서 대폭 줄여야 한다. 현재 교육청에서 줄여줄 수 있는 여건이 상당히 있다.
▷김사열=교사 업무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 외에 다른 것들은 부차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교사 책임제를 통해 교사가 교육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잡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교권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
▷홍덕률=교사가 학생과 수업에 집중하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전시행정을 위한 업무나 공문은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학생 수업 질 제고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것은 제거하고, 중복된 것들은 폐지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특색 있는 공약과 시행 방안은?
▷강은희='1학급 2교사제'를 도입해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지도를 돕겠다. 실제 대구의 사립초교에서는 1학년이 들어왔을 때 보조교사를 둬서 아이들의 어려움을 돕고 있고, 4~6학년에는 보조교사가 교과 학습을 돕고 있다. 학교 현장에 추가로 협력교사를 배치한다면, 학교 부적응, 절대학력 미달 학생 등을 돌봐줄 수 있을 것이다. 초교 4~6학년 중 한 개 학년과 중학교 한 개 학년 중 10%에서 시범 실시하겠다.
▷김사열=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마을교육협동조합 등으로 마을과 학교 간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겠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마을과 학교가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온 좋은 전통이 있다. 최근 워킹맘의 자녀 돌봄 문제, 폐교 문제 등에서도 마을과 학교 간 공동체 문화가 필요하다. 다만 이들의 운영은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학교 교육 주체들이 교육에 집중할 때 방해되는 요소가 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홍덕률=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대구 교육의 비전을 설계할 사회적 협의체인 '대구교육회의'와 이를 뒷받침할 싱크탱크인 '대구교육미래정책연구소'를 설립하겠다. 이를 통해 대구교육의 정책 발굴과 과제 연구, 학교 설립'통합 등에 대한 의견 수렴, 교원 전문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을 논의할 것이다. 또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와 교원의 행정 업무 경감을 위한 TF팀을 운영해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겠다.
◆후보자 상호 토론, 상대 헐뜯기 여전
뒤이은 상호 토론에서 예비후보들은 서로의 과거 이력을 따져 묻는 데 치중했다. 특히 김사열 예비후보와 강은희 예비후보의 대립각은 첨예했다. 지난 정권과 연계된 질문이었다. 박근혜 정권 시절 국회의원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임했던 강 예비후보의 행적, 경북대 총장 후보 1순위자였던 김 예비후보의 행보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우선 강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에게 "학교 정책 공약이 굉장히 구체적이지 못하고 모호한 느낌이 든다. 경북대 총장 후보자가 됐을 때도 학과장도 해보지 않아 대학 조직을 끌어가는 능력이 되는지 우려가 있었고 이후 경북대가 마비되는 데 영향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는 "지역 교육계를 이끌어가는 것은 특별한 행정적 기술로 접근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강 예비후보가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기 전 특별한 행정적 경험이 있어서 간 게 아니었잖느냐"고 맞받았다. 또 "대학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적폐 세력에 맞서 싸운 것을 가지고 대학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느냐"며 역공을 펼쳤다.
강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의 경험치가 중요하다. 하루아침에 여성가족부 장관이 된 것도 아니다. 기업을 이끌었고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등을 거치며 실질적인 내용들을 파악했다"고 답했다.
김 예비후보 역시 강 예비후보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김 예비후보는 "교육감은 중앙정부로부터 과도한 간섭을 막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정권의 국정교과서 사태, 정유라 이화여대 입시 부정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두둔하다가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깐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예비후보는 "국회 속기록을 정확히 보시라. 대한민국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은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결을 같이하는 정책은 학교에서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 예비후보는 홍덕률 예비후보의 대북 관련 교육 정책에 안보를 연결해 캐물었다. 강 예비후보는 홍 예비후보에게 "4'27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 남북 학생 교류, 교육감 방문, 교원 학술 교류 등 공약을 제안했는데 학생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류를 추진하는 것은 섣부른 거 아니냐. 공약이 너무 감성적 입장에서 나온 것 같은데 신중해야 한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홍 예비후보는 "새로운 시대의 가치관, 철학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문제의식을 던진 것이다. 교류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우리 체제에 더 자긍심을 갖고, 우리 체제 중심의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통일교육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극적이고 냉소적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반면 홍 예비후보는 강 예비후보를 상대로 "새누리당 국회의원 시절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교육전문가가 제대로 진출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폐지 검토를 주장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강 예비후보는 "지금도 안타깝다. 대부분 총장 선거에 나섰던 분들이 초'중등교육에 뛰어들고 있다. 토론에서 두 후보의 구체적 답변이 부족한 걸 봐도 그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답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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