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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만어 世事萬語] 대구와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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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분위기는 썰렁하다. 예전처럼 장밋빛 공약이 남발되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선거가 성숙해졌다기보다는 왠지 대구라는 도시가 활력을 잃어버린 듯해 안타깝다.

대구의 전성기는 언제쯤이었을까? 일제강점기 평양, 서울, 대구 3곳에 의학전문학교가 생겼다. 한반도 남반부의 중심 도시가 '대구'였던 셈이다. 해방 이후 민주화와 산업화의 싹도 대구에서 틔웠다. 대구 정신의 자랑인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이 이런 배경에서 태동했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는 시대적 변곡점이었다. 세상이 바뀌고 있었다. 그러나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권력의 장기집권에 대구는 취해 있었다. 정보화 시대의 돌입과 IMF 외환위기로 대구의 쇠퇴가 피부로 느껴지자, 빼앗긴 권력을 탓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이후에도 대구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국적 왕따(?)로 전락하고 말았다. 권력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대구 정신은 시나브로 사그라졌다.

다섯 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고관대작을 지내고 부와 명예를 쌓은 대구(경북) 출신 엘리트가 즐비하다. 국가 발전에 기여한 출중한 능력을 보인 분도 많다. 반면에 대구는 날로 쪼그라들고 있다.

그동안 대구 출신 엘리트에게 대구가 이용만 당했다면 너무 지나친 자기비하일까?

어쨌든 대구의 재기는 인재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엘리트만 인재인 것은 아니다. 물론 권력부명예는 더 크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이 때문에 우리 대구에겐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애틋한 마음을 가진 그런 엘리트가 필요하다.

또 크든 작든 맡은 바 자리에서 아름다운 삶을 가꿔 나가는 성숙한 민주시민이 필요하다. 이런 바탕은 청소년 시기에 결정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어쩌면 오늘날 대구의 실패는 대구 청소년 정책의 실패였을지도 모른다. 대구인이 대구 정신을 되찾을 때 대구는 다시 일어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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