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8년 제4회 시니어 문학상 시부문 당선작]수제 양복점에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수제 양복점에서

-김선중

일생을 행사로 끌고 왔거나

끌고 갔거나 하는 일들로 의복들은 다 헤졌다.

갈수록 허물어지던 누추를

한 벌 정장으로 지탱해왔던 것이다.

수제 양복점에서 양복을 맞췄다.

그 어떤 의식도 없는

무료한 양복 한벌을 맞췄다.

자꾸 색상에서 버려진 듯

또는 신세진 듯

주변의 색과 나는 점점 구별된다.

이것은 철저한 소임인 듯

은폐술이거나 소외의 풍이다.

단추들은 인심이 후하게 바뀌었다.

주머니는 그 어떤 일탈의 비상금도

필요 없음으로 형식적이어도 무방하다.

등판은 여분의 치수를

조금 앞쪽으로 구부려야 할 것이다.

그에 맞춰 어깨는 더 이상의 상승의 힘을

주문하지 않기로 한다.

왼쪽 젖 가슴 위의 견장들,

이젠 흙냄새 좀 맡으라고

바지통을 널찍하게 잡았다.

잘 삭힌 몸, 녹이 많이 슨 몸

가봉(假縫)이 끝나고

잘 맞춤된 옷은 관(棺)을 닮았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의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정책에 대해 50% 이상의 국민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30대와 수도권 거...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목표주가는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 2명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중징계를 받았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