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민호, 힘 빠진 사자 군단 일으켜 세우다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회초 2사 만루에서 6번 타자 강민호가 좌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회초 2사 만루에서 6번 타자 강민호가 좌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80억원의 사나이' 강민호가 오랜만에 몸값을 증명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강민호의 그랜드슬램에 힘입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강민호는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회 승부를 뒤집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삼성의 6대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3연패를 끊어낸 삼성은 시즌 57승 3무 62패 승률 0.479를 기록, 리그 6위 자리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올 시즌이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삼성 이적 후 첫 만루 홈런을 때려낸 강민호는 늦은 감이 있지만 부활의 청신호를 켰다. 전날까지 강민호는 타율 0.265 20홈런 62타점을 올리며 삼성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왔다. 통산 강민호의 타율이 0.270 밑으로 떨어진 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3시즌 동안 단 5차례 밖에 없었다.

특히 올 시즌 강민호는 득점권 상황에서 심각한 빈타에 허덕였다. 8일까지 강민호는 팀 내에서 네 번째로 많은 총 130타석의 득점권 상황을 맞았으나, 타율은 0.221에 그치며 김상수(0.183) 다음으로 낮은 클러치 능력을 보였다.

삼성이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구단 외부 FA 사상 최고액인 4년 80억원을 쓰며 강민호를 영입한 건 그가 이승엽의 은퇴 공백을 메워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포수로서 투수 리드 능력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타격 능력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게다가 강민호가 현 성적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올 시즌 유독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맹활약한 덕분이었다. 강민호는 '친정' 롯데를 상대로 타율 0.340 5홈런 18타점을 올리면서 겨우 시즌 성적 체면치레를 했다.

다행히 9일 강민호는 무려 35일 만에 멀티히트(홈런 1개, 안타 1개)를 올리며 그간의 부진을 다소나마 털어냈다. 이제 강민호에게 주어진 과제는 침체에 빠진 삼성 타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현재 삼성의 붙박이 4번 타자 다린 러프가 발가락 부상으로 빠진 여파로 삼성은 득점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강민호 본인으로서도 이번이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좋은 기회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타선에 힘이 빠지며 5강 진입에 먹구름이 끼인 상황에서 만약 강민호가 앞장서서 삼성을 가을 야구로 이끈다면 시즌 초중반의 부진을 모두 갚고도 남는 환호를 받을 수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