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 용암온천 화재 당시 직원 6명 마지막까지 이용객 구조 감동

환자들, "생명의 은인 찾아주세요"

지난 11일 발생한 청도 용암온천 화재 당시 일부 직원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대처와 함께 마지막까지 이용객 구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들 직원의 구조 등 조력 덕분에 온천 화재에도 불구, 중상자 등 크게 다친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들은 연기가 앞을 가리고 숨 쉬기도 힘든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이용객 대피 안내와 화재 초기진압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승율 청도군수가 이날 화재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위로 방문하는 과정에서 일부 환자로부터 "우리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을 꼭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알려지게 됐다.

중풍 증세와 무릎 관절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박정숙(70·청도)·옥이(68·부산) 씨 자매도 이날 화재 당시 온천 여탕에 있다가 직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대피,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박옥이 씨는 "3층 여탕 여직원이 반신불수인 언니와 무릎 수술을 받아 잘 걷지 못하는 나에게 젖은 수건을 준 뒤 둘을 부축해 노천탕까지 대피시켜 준 덕분에 살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 도움을 준 3층 직원은 여탕 세신사 정영자(50) 씨로 확인됐다. 그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박 씨 자매를 포함한 3명을 부축해 노천탕으로 대피시켰다.

객실팀장 박명숙(56) 씨와 직원 예순자(50) 씨도 불이 나자 3층 탕 안 이용객에게 빨리 대피하라며 안내하는 한편 불길이 확산되자 이용객에게 물을 적신 수건을 건넨 뒤 입과 코를 가리고 대피하도록 했다. 객실 직원 이신숙(58) 씨는 객실 내 손님 6명을 옥상으로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다.

1층 남탕 탈의실 남자 직원 천효미(74)씨와 1층 편의점 점장 최희창(57) 씨는 이발소 천장의 불길을 확인하고 화재 초기 진압을 위해 소화기로 소화 작업에 나서는 한편 현장에 끝까지 남아 연기 탓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이용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는 등 구조활동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천 씨는 연기를 많이 마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보다 남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용감한 행동을 한 이들에게 유공자 상을 수여하는 등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율 청도군수가 이달 12일 청도 용암온천 화재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위문하고, 당시 구조상황을 전해듣고 있다. 청도군 제공
이승율 청도군수가 이달 12일 청도 용암온천 화재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위문하고, 당시 구조상황을 전해듣고 있다. 청도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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