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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려운 행정 용어 쉬운 말로 바꾸기, 아직도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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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9일 한글날을 맞아 자치법규의 어려운 한자어를 쉬운 말로 바꾸고 정비할 계획을 밝혔다. 행안부는 우선 혜택을 보는 사람을 일컫는 ‘몽리자’(蒙利者)나 무게를 재는 것을 말하는 ‘칭량’(稱量) 등 9개 한자어를 고치기로 했다. 굳이 이런 단어 대신 ‘수혜자’, ‘무게 측정’ 같은 말이 되레 소통 등에 도움이 되어서다.

이 같은 어려운 한자어는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마다 숱하여 하나하나 따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또 일상생활에서의 단어나 용어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한글날이면 저마다 까다롭고 낯선 한자어나 외래어를 한글로 고쳐 쓰는 정책과 계획을 내놓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세종대왕이 1443년, 한자로 기록하고 뜻을 전하던 불편함과 수고스러움을 덜고 백성들이 배우고 익히기 쉽도록 한글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지만 곧바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양반 지배층은 여전히 한자에 매달리고 고집했다. 이 때문에 1894년 갑오경장 때 겨우 한글이 정식 나라말이 되기까지 한글은 업신여김을 당하고 한자어가 세상을 지배하는 분위기였다.

말하자면 조선 500년은 백성의 글인 한글과 지배층이 목을 맨 한문(한자)의 이중어(二重語) 구조가 이어진 역사였다. 쉬운 한글조차 가르치지 않고 푸대접한 결과, 백성의 80% 이상이 까막눈이었다. 옛 서양 선교사들이 한국 사회의 이 같은 기막힌 이중 언어 실태를 간파하고 한글 성경 같은 책자를 찍자 배우지 못한 백성들이 서로 사려고 나설 만도 했다.

오랜 세월에 걸친 한글 외면과 무시, 한자 고집과 중시의 흐름에다 일제식민까지 겹친 탓에 한자어의 넘침은 피할 수 없었다. 광복 뒤에도 서양 문물 홍수로 엎친 데 덮쳤으니 한자어에다 외래어까지 한국 사회 전반을 차지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공공기관이 이런 용어 순화와 정비에 앞장서고 국민들도 힘을 보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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