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를 지독히 괴롭힌 것을 하나 꼽으라면 '투타 엇박자'다. 투수가 호투한다 싶으면 타선은 귀신같이 침묵을 지키며 승리를 헌납하곤 했다. 다린 러프와 이원석의 분투가 없었다면 아마 최종 순위는 더 내려갔을지도 모른다.
삼성의 올해 팀 타율은 리그 평균 0.286보다 약간 더 높은 0.288(6위)였다. 지난해에는 0.279(8위)로 리그 평균 0.286을 밑돌았다. 삼성은 출루율과 장타율도 각각 0.340(9위)에서 0.355(5위), 0.428(8위)에서 0.432(8위)로 높아졌다.
하지만 찬스 상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의 올해 득점권 타율은 0.283(8위)으로 지난해 0.285(8위)보다 낮았다. 영양가 있는 '한방'이 덜 터졌다는 의미다. 반대로 병살타는 급증했다. 지난해 97개(9위)에 불과했던 병살타는 올해 115개(4위)였다.
러프와 이원석의 활약은 그래서 더욱 빛났다. 4번타자 러프는 타율 0.330 33홈런 125타점을 올리며 화끈한 공격 야구를 자랑했던 사자군단의 명맥을 외로이 지켰다. 지난해 타율(0.315), 홈런(31홈런), 타점(124타점)을 넘어선 것은 물론 출루율, 장타율도 각각 0.396에서 0.419, 0.569에서 0.605로 끌어올렸다.

'FA 2년 차' 이원석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그는 타율 0.301 20홈런 93타점을 올리며 데뷔 이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지난해 주로 하위타순에 배치됐던 이원석은 올해 러프의 앞뒤인 3번 또는 5번을 맡으며 클린업 트리오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다만 러프와 이원석은 시즌 막판 부상 탓에 팀의 중위권 싸움에 힘을 크게 보태지 못했다. 이원석은 경기 중 주루 과정에서 옆구리 부상을 당해 10일간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러프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중 발가락을 다쳐 7일간 출장하지 못했다.
이 밖에 구자욱도 시즌 초반 부상을 딛고 타율 0.333 20홈런 84타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김헌곤은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지긴 했지만 타율 0.300 11홈런 71타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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