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가을철 산악사고, 예방이 최고!

김상진 대구 동부소방서장

김상진 대구 동부소방서장
김상진 대구 동부소방서장

유난히 무더웠던 폭염을 뒤로하고 어느덧 가을 단풍이 팔공산을 뒤덮고 있다. 팔공산은 매년 단풍철이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산이다. 이 때문에 많은 등산 인파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산악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악사고의 원인은 자연적 요인도 있지만 판단 미숙과 준비와 정보, 경험과 기술 부족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한 사고가 절대적이다. 최근 3년간 산악사고 현황을 분석해 보면 2016년 37건, 지난해 49건, 올해 10월 현재 43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사고 유형별로는 조난 80건(62%), 실족·추락 25건(20%)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을철 산악사고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드리고자 한다. 산악 안전사고는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간단한 주의사항만 숙지하면 사고 없이 즐거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첫째, 산에 오르기 전 기상 파악은 필수다. 가을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날씨 변화가 심하고, 일몰 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날씨가 춥지 않더라도 추위에 대비할 옷이나 장비를 챙겨 저체온증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등산화 및 등산 장비를 착용하자. 산에 오를 때는 평지와 달리 경사가 있기 때문에 발을 헛디뎌 다치거나 잘못 걸어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뱀과 벌에 주의하고 가을철 3대 열성 질환에 대비하자. 가을에는 뱀과 벌이 활동하는 계절이고 뱀은 나뭇잎 색과 구분이 잘 안 될 수 있어 독사에 주의해야 한다. 또 감염된 들쥐 배설물에 의한 유행성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진드기에 의한 쓰쓰가무시병 등 이른바 3대 열성 질환은 원인균은 다르지만 가을철에 왕성히 발병한다.

넷째, 휴대전화와 예비 배터리를 챙기자. 산행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 휴대전화는 생명줄과 같다. 등산로 쉼터 및 주변에 설치된 119구조위치표지판 번호를 숙지해 119에 신고하면 119구조대가 사고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시 2, 3명이 함께 동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홀로 산행이나 음주 산행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금물이다. 아울러 본인의 체력에 맞는 적절한 등산로를 선택하고 산행 전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근 산악사고가 잦고 경미한 사고임에도 헬기가 출동해야 해 정작 꼭 필요한 환자 이송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의 컨디션과 체력을 고려해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팔공산에서 다리 통증을 호소한 등산객 권모 씨를 헬기로 구조했으나, 병원에 가지 않고 바로 자택으로 귀가하겠다고 전해 구급대원들의 허탈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거안사위(居安思危)란 말이 있듯이 사고는 한순간에 찾아온다. 대비하는 방법은 철저한 사전준비뿐이다. 팔공산을 관할하는 동부소방서에서도 등산로 일대에 '등산목안전지키미'를 운영하고 등산객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는 등,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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