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손갤러리 토니 크랙 조각 전시회

토니 크랙 작

1970년대 후반 첫 개인전에서 대량 생산과 소비로 인한 생활 폐기물과 같은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워 모아 작품을 발표하면서 조각예술가로 급부상한 토니 크랙(Tony Cragg'69)이 한국에서 세 번째 전시회를 우손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토니 크랙 작 '무제'

영국 출신으로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토니 크랙은 원래 화학을 전공했다가 뒤늦게 미술을 전공한 조각가로 "과학이 현실을 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면, 조각과 예술은 그것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크게 '초기 형태들'(Early Forms)과 '이성적 존재'(Rational Beings)라는 시리즈로 나뉜다. '초기 형태들'은 그가 주형으로 만든 작품 중 가장 오랜 시간동안 지속한 연작이며 고대 플라스크부터 시험관, 유리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용기들을 함께 꼬거나 비틀어 만든 독특한 조각들의 집합이라면, '이성적 존재'는 대개 브론즈나 강철 또는 석조로 제작된 수직축으로 회전하는 횡단면을 쌓아 만든 긴 원주 형태 작품으로 그의 치밀한 드로잉과 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들이다. 우손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바로 '이성적 존재' 시리즈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토니 크랙에 따르면 조각은 곧 형태 창조이며 작가 만들어낸 독창적 조형물 안에서 또다시 새로운 형태와 공간이 즉흥적으로 파생되고 전개되어 자발적 생성과 변형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말대로 그의 작품 앞에 서면 관람객은 자신도 모르게 작품을 360도 돌면서 감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느낌과 형태를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장구한 시간의 흐름이 우연히 형상화한 듯 그의 작품들은 사실은 치밀하게 계산된 드로잉의 결과물들이라는 점이 놀랍다. 처음엔 추상적으로 보였던 조각이 때로는 뜻하지 않는 순간 얼굴의 옆모습과 같은 구상적인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등 토니 크랙의 조각은 마치 물질이 자체 진화하며 유기적인 형태의 율동성을 관람자로 하여금 체험하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5년 동안 작업을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 알루미늄, 나무 소재의 13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기간은 2019년 2월 2일(토)까지이다.

문의 053)427-7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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