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9월까지 접수된 시내버스 교통불편 신고사례 2천836건 중 운전기사의 귀책사유가 없어 아예 책임을 묻지 않은 경우가 748건(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리하고 안전한 시내버스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전기사와 시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시내버스 655번 운전기사 김모(49) 씨는 최근 도로 한복판에서 탑승을 요구하는 승객 때문에 애를 먹었다. 정류소를 지나쳐 신호대기중인 버스 문을 한 승객이 수 차례 두드리며 '태워달라'고 했고, 이를 거절하자 해당 승객이 '운전기사가 불친절했다'며 교통불편신고를 접수한 것.
김 씨는 "정류소가 아닌 장소에서 탑승이나 하차를 요구하는 승객, 커피 등 쉽게 쏟아지는 음료수를 들고 막무가내로 탑승을 요구하는 승객이 아직 많다"면서 "규정 상 태워줄 수 없지만, 이럴 경우 불친절로 고발당하는 사례가 많아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반면 승객들은 운전기사의 고압적인 태도 탓에 불쾌감을 겪는 사례가 적잖다. 대구 시내버스 937번을 타고 통학하는 대학생 박모(24) 씨는 "나이가 어려보이면 반말로 일관하거나 승객을 윽박지르는 운전기사를 자주 봤다"며 "규정 상 탑승을 거절하더라도 예의를 지켜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탑승 규정'과 '이용 불편'을 놓고 운전기사와 탑승객 간 마찰이 반복되자 대구시는 지난 6월 '대구친절버스모임' 회원들과 함께 시내버스에서 자주 일어나는 민원사항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운전기사들의 시민 응대 방식과 탑승객들의 에티켓이 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시는 간담회 내용과 시민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지난달 26개 시내버스 업체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민원응대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 민원을 안내할 때 무조건 "안 됩니다"라는 거절보다는 부드러운 말투로 탑승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는 등 언어를 순화토록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교육도 진행했다.
아울러 시민들을 상대로도 ▷쉽게 쏟아질 수 있는 음료는 다 마시고 탑승하기 ▷불가피하게 고액권을 쓰면 거스름돈은 다음날 업체 입금을 기다리기 ▷버스 승하차는 정류소에서만 하기 ▷버스정류소에서 한줄서기로 기다리기 등 운전기사와 다른 탑승객을 배려하는 에티켓을 홍보해나갈 방침이다.
김선욱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시내버스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 이용하다보니 정해진 규칙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으면 서로 불편함을 주게 된다"며 "운전기사와 시민이 모두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행복버스'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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