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와이드 인터뷰]노래인생 25년 소리꾼 장사익, '자화상 七'

2일(일) 오후 5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우물 속에 한 사나이. 어쩐지 미워져 돌아가다, 다시 가여워집니다. 또다시 미워져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윤동주의 '자화상' 요약)

1994년 11월5일에 데뷔한 천상 소리꾼 장사익(1949년생)이 노래인생 25주년, 칠순의 나이를 맞아 '자화상 七'이라는 타이틀의 콘서트(기획사 (주)하늘소리)를 12월 2일(일) 오후 5시에 천마아트센터에서 연다. 이번 콘서트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올해로 우리나이 칠순인 장사익이 '고희'(古稀)가 된 자신의 생애를 한번 돌아보고, 25년 동안 무대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데 대한 고마움도 담겨있다.

칠순, 노래인생 25년째를 맞아 대구 팬을 만나러 오는 장사익. 그의 얼굴과 손에는 세월이 묻어있다. (주)하늘소리 제공
칠순, 노래인생 25년째를 맞아 대구 팬을 만나러 오는 장사익. 그의 얼굴과 손에는 세월이 묻어있다. (주)하늘소리 제공

소리꾼 장사익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대구 팬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대구공연은 관객 반응이 매번 뜨겁습니다. 품위도 있으면서, 제 음악을 제대로 즐겨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공연 대박과 영남대 인근의 단골 소머리국밥 집에 가서 식사할 생각을 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번 콘서트는 정규앨범 9집(11월 22일 발매)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제1부는 9집 앨범에 수록된 자신의 인생노래로 구성했다. '감'(허영자 시인의 시), '상처'(마중기 작), '오메~~~, 단풍 들것네'(김영랑 시), '엄마 걱정'(기형도 시), '바보 온달'(한 고교생의 시) 등을 들려준다. 제2부는 장사익만의 구수하면서도 생의 깊이가 담겨있는 목소리로 대중가요(가곡)들을 들려줘, 관객들과 하나되는 흥겨운 무대를 연출할 계획이다.

나이 칠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이제 인생 6학년에서 7학년입니다. 야구로 치면 8·9회, 축구에 비유하면 후반 15분 정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8학년부터는 힘에 부칠 것이고, 7학년 동안 팬들께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두루마기를 입고 자전거 탄 풍경을 연출한 장사익. (주)하늘소리 제공
두루마기를 입고 자전거 탄 풍경을 연출한 장사익. (주)하늘소리 제공

장사익은 25년 전, 자신을 노래의 길로 이끈 피아노의 신선 임동창 선생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임동창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인디음악가 존재로 특정 팬층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TV출연을 계기로 자신만의 대중화된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다. 위기도 있었다. 2년 전에는 성대 수술로 인해 8개월 동안 노래를 아예 못했다. 그는 노래를 못한 그 시기를 "꽃인들, 눈물인들"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대구공연의 장사익 패션은 역시 두루마기와 조끼 그리고 고무신이다. 그는 데뷔 이후 무대에서 딱 2번(지난해 잠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파크콘서트와 가수 이미자와 함께 한 KBS 방송출연)만 두루마기 대신 턱시도를 입었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서예는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오면서, 독학으로 '장사익체'를 만들 정도로 수준급이다. 그는 직접 쓴 붓글씨로 콘서트 제목을 홍보물(현수막, 팸플릿 등)에 알리고 있다.

손녀와 나눴던 '주름'에 대한 담소도 소개했다. 손녀는 "할아버지 얼굴에 줄이 넘 많다"고 했고, 장사익은 "1년 지날 때마다 마술처럼 얼굴에 줄이 하나씩 생긴다"고 답했다. 이제 손녀는 세월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할아버지 주름을 만지며 "줄들이 신기하고, 이쁘다"고 말한다고 한다.

장사익은 대구 팬들을 무대에서 만나기 전,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어이~~~, 저 놈(자신을 낮춰 부름)이 내 이야기를 노래로 하네. 이런 기분으로 제 콘서트를 즐겨주신다면, 위로와 치유(힐링)의 시간이 될 겁니다." 1566-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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