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예의범절과 선비정신

김진현 화원중학교 교감

김진현 화원중학교 교감
김진현 화원중학교 교감

아침에 출근해 제일 먼저 하는 업무가 교문에서 '교육 고객'인 학생들을 맞이하는 일이다. 올 한 해는 유난히 자해 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 아이들의 동태 파악에 주안점을 두고 용모복장과 인사를 지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예의의 나라'로 일컬어져 왔으나 오늘날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예의를 존중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점차 사라지는 듯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학생 인권'이 강조되면서 학교에서의 용모·복장 지도는 위축되고, 인사는 시켜야 마지못해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최근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청소년들의 대화에서 약 40%가 욕설이다. 물론 모든 청소년이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착한 학생들도 동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가정에서는 예의범절 교육에 대해 학교에서 역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데는 학교에서도 한계가 있다. 예의범절은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어릴 때부터 꾸준히 가정과 학교에서 습관이 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으며, 학생 성인 할 것 없이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통신 예절 교육의 중요성도 점점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인성 함양을 위해 간부 학생들을 데리고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에 '2018년 고전 길잡이 2차 청소년 캠프' 행사 참가차 이틀간 다녀왔다.

사회적으로 '선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지금의 시대적 모순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선비에 대해 주목하기도 한다.

행사 중 나의 좌우명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좌우명을 통해 자기 삶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뮤직콘서트 국악 체험을 통해서는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또한 조상들의 여유와 풍류의 상징인 시조 짓기를 통해 선비들의 정신문화를 공감하고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도 가졌다.

도산서원을 현장 답사해 선비의 삶과 이황의 가르침을 배우고, 선비의 실천 정신인 화이부동(和而不同), 인의예지(仁義禮智) 등의 유교 사상과 정신을 배우면서 조상들의 숨결을 체감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옛날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나무, 풀, 들판 등의 자연과 함께 성장한 덕에 자연스럽게 정서가 순화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지 않아도 예의 바른 학생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아이돌의 K-POP에 열광하고, 물질 만능주의와 입시 위주의 교육 탓에 학원으로만 내몰리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예의범절 교육을 강화해 교육의 본질을 재정립해야 한다.

무릇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미래의 동량이 될 청소년들에게 수기(修己)안인(安人)을 가르칠 때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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