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 연수 사태 수습에 시간만 끌고 있는 예천군의회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가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의회 앞에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가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의회 앞에서 '가이드 폭행' 사건에 중심에 선 박종철 의원을 비롯해 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연수 중 가이드 폭행과 여성 접대부 요구 등으로 물의를 빚은 예천군의회가 구체적인 사태 수습책은 내놓지 않고 시간 끌기만 하고 있어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예천군의회는 15일 군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간담회를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해산했다. 이날 간담회는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지만 간담회 후 내용 발표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간담회 후 이형식 군의장은 "21일 예정된 임시회에서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원과 안건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다른 군의원들은 이형식 군의장이 주민과 취재진 등에게 답변하는 동안 다른 통로를 이용해 재빠르게 자리를 빠져 나갔다.

예천군의회는 지난 10일에도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태 수습책을 논의했지만 2시간 넘는 회의 끝에 이형식 군의회 의장이 발표한 것이라곤 '15일 간담회, 21일 임시회의 개최' 등 향후 회의 일정과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다루겠다'는 안건 내용이 고작이었다.

이에 15일 간담회장 앞에서 회의 후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사과나 사퇴 등 구체적인 회의 결과 발표를 기다렸던 예천군농민회와 군의원 전원 사퇴 추진위원회 등 군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연일 의장실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은 "군의장의 이런 한 마디를 듣기 위해 군민들이 모인 것이 아니다"며 "해외 연수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을 끌며 버티기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임시회에서 대략적인 내용이 나온다 하더라도 윤리특별위원회가 열리려면 임시회에서 다시 일정을 정해야 해 시간이 계속 지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민 김모(63·예천읍) 씨는 "군의원들의 추태로 우리 예천이 전국적인 망신을 사는 바람에 군민들이 108배까지 하며 '군의원을 잘못 뽑아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고 있는데, 예천군의원들은 자질은 물론 도덕성마저 상실한 거 같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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