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네수엘라 사태, 국제사회 '좌우대립'으로 번지며 동서 파워게임 양상

美 마두로 퇴진 앞장서자 중남미도 좌우로 갈려 찬반 표시… 中·러 '내정간섭' 주장
홍콩 언론 "중국, 막대한 투자 수포로 돌아갈 것 우려해 마두로 지지"

베네수엘라의 타치라에서 23일(현지시간) 경찰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며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민간 인권단체인 사회갈등관측소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타치라에서 23일(현지시간) 경찰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며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민간 인권단체인 사회갈등관측소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수도 카라카스에서 18세 남성이 총격으로 숨지는 등 (반정부 시위로) 현재까지 2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국제사회의 '좌우 대립' 구도로 번지며 동서간 파워 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과 EU, 그리고 브라질을 비롯해 미주 대륙의 우파 정부들이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반(反) 마두로 포위 전선'을 구축한 반면, 쿠바와 볼리비아 등 좌파 국가들은 '마두로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여기에 베네수엘라의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 중국이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나는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페루, 파라과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우파 정부는 물론 북미의 캐나다 역시 잇따라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도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실상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조속한 재선거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남미 좌파 블록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베네수엘라의 오랜 좌파 동맹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제국주의의 발톱이 상처를 입히려 하는 중요한 시기에 베네수엘라 국민과 형제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우리의 연대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쿠바와 러시아, 중국도 미국의 내정간섭 중단을 촉구하며 마두로를 권좌에서 몰아내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 배경에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의 막대한 투자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마두로 대통령은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이날 2천만 달러(약 226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 강도를 높이고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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