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가슴 쥐어짜는 듯한 통증 '위식도 역류 질환'

이학준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부원장

이학준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부원장
이학준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부원장

박진수(49·가명) 씨는 얼마 전 위 내시경 검사를 받고 위식도 역류질환 중 하나인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연말부터 잠을 자다가 위산이 역류하는 느낌이 자주 들고, 가끔씩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하는 통증을 느꼈다. 통증 후에는 식은땀이 흐를 정도여서 "무슨 큰 병이 아닌가?" 염려도 됐지만, 물을 마시고 좀 지나면 진정되는 듯해 선뜻 병원을 찾지는 않았다.

그러나 새해 들어서도 같은 증세가 반복되고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일상생활이 지장을 받게 되자 할 수 없이 병원을 찾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위식도 역류질환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질환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서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427만5천198명에 달했다. 그리고 40대 이상이 전체의 70% 넘게 차지했다. 우리나라 40대 이상 중·장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질환 중의 하나가 위식도 역류질환인 셈이다.

담당의사는 약물 처방과 함께 기름진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각종 술자리 모임이 많은 설 연휴를 특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 '위식도 역류질환'을 살펴본다.

역류성 식도염
피해야 할 음식

역류성 식도염

▶ '흉골 뒤쪽 가슴 부위의 타는 듯한 통증'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가슴 안쪽에 타는 듯한 통증이나 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식도조임근이 있다. 음식을 삼킬 때와 트림할 때만 열리고 평상시에는 꽉 조여져 있어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 내로 역류하지 못하게 한다. 식도조임근의 힘이 약하거나 부적절하게 열리면 위액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오게 되며, 이를 위식도 역류라고 한다.

이학준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부원장은 "위식도 역류가 지나치게 많이 일어나 식도로 넘어온 위산과 위속 내용물이 식도점막을 자극하면 쓰리고 아픈 증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식도염·식도궤양·협착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때로는 역류된 위산이 식도를 지나 목까지 넘어와 후두염이나 천식, 만성기침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식도열공허니아, 하부식도조임근 기능이상, 식도기능저하, 위배출기능 저하 및 다양한 약물, 흡연 및 음주, 야식 그리고 비만 등이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주로 흉골 뒤쪽 가슴 부위의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작열감이 꼽힌다. 흉부 작열감(가슴쓰림)은 명치끝이나 흉골 뒤쪽에서 입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타는 듯하거나 쓰린 증상을 말한다.

▶ 눕거나 구부릴 때 증세 심해진다

가끔 위산이나 위속에 있던 음식이 입까지 역류하면 쓴맛을 느낄 수 있다. 식사 후에 쓰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 증상은 눕거나 앞으로 구부릴 때 심해지고,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좋아진다. 많은 환자들은 증세로 '따갑다' '화끈거린다' '아프다' '치밀어 오른다' '속이 쓰리다' '속이 화끈거린다' '얼얼하다'라는 표현으로 호소한다. '때문에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되기도 하지만 이들 중 일부 환자들의 증상은 위식도 역류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위식도 역류질환이 모두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만성적인 기침, 천식, 만성적인 쉰 목소리, 만성적인 딸꾹질, 후두염, 인후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협심증과 비슷한 흉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쉰목소리, 인후두 이물감 등의 만성 후두 증상이나 만성 기침, 천식을 일으키는 이유는 역류된 위산이 인후두나 호흡기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만성 후두 증상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 16~48% 정도가 위식도 역류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학준 부원장은 "위식도 역류에 의해 만성 후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서 흉부 작열감이나 위산역류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 또 심한 가슴통증으로 입원하여 시행한 심혈관조영술의 결과 정상인 환자의 상당수에서 위식도 역류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비전형적인 역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 가운데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는 위산 역류에 대한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위내시경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일단 가슴 쓰림과 산역류라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으면 위식도 역류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식도 접합부에서 선상의 미란(피부 표피에만 일어난 조직의 손상)이 있으면 진단한다.

또한 하부식도괄약근의 힘이 약해졌는지 식도의 운동이 정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식도내압검사가 있다. 이런 검사로도 진단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24시간 보행성 식도 산도 검사를 시행한다. 식도에 산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가는 관을 넣어 24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산이 식도로 넘어 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역류성 식도염이 반복되면 식도 구멍이 점점 좁아져 식도협착을 일으키고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진다.

이학준 부원장은 "위산역류가 장기간 계속되면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에서 식도 조직이 위 조직으로 변하는 바렛식도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식도의 변화는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질환이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의 50% 이상에서 내시경 검사로 미란성 식도염이 관찰되지 않고 정상소견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야 할 음식

▶ 재발 방치책, 생활습관 바꾸기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법은 생활습관의 교정, 약물치료, 수술,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고용량의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위식도 역류질환의 경우는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이 부원장은 "생활습관 교정의 경우 예전까지는 가장 먼저 시도되는 치료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그 중요성이 많이 약화되었다."며 "생활습관 교정이 이미 생긴 역류질환을 호전시키는 효과는 불분명하지만, 완치된 위식도 역류질환의 재발을 막는 데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잘못된 식습관은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상 문제를 일으켜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술, 담배, 기름진 음식, 커피, 탄산음료, 민트, 초콜릿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주스, 향신료 등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을 잘 유발할 수 있는 습관으로는 밤늦은 식사,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 과식 등이 있다. 따라서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는 치료 후 질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움말 이학준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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