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과학기술의 발전과 예술

4차산업혁명의 길은 그 과정으로만 본다면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그 단어가 명명되는 그 순간 마치 이 명제에 모든 인류가 맞추어져야 할 것처럼 여기어 졌고 매스컴은 이 변화의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 시키고 있으며 그 변화에 맞추어지지 못하는 인간은 영원한 낙오자가 될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활동을 표준화하는 두뇌연구, 그 표준화된 빅데이터를 학습하는 딥러닝기술,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우리의 선택을 대신해주는 무인시스템, 생산의 틀을 바꾸어놓을 3D인쇄기술, 사람을 도와 많은 일들을 감당해낼 로봇공학, 스스로의 신경망을 만들어 자신의 오류를 보고 없이 수정해 나가게 될 인공신경망 등등의 단어들을 대면 할 때면 우리의 내면에서는 인간으로서의 무력함과 개별성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의 속도를 훨씬 앞서는 과학/인터넷기술의 발전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음악의 아버지 바하는 '완벽한 예술은 기술을 숨긴다.' 라고 했다. 작곡에 있어서 기술적인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창작자의 작품을 보거나 들으면서 그것으로부터 감동이라는 것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이유를 단순히 기술의 완성도가 좋았다 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 작곡가의 음악을 판단함에 있어 그가 남긴 어느 단 하나의 작품으로 그 작곡가 전체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작곡가의 작가로서 가지는 방향성이다. 우리는 이것을 작가정신이라고 한다. 어떠한 작품을 지향하고 추구하는가, 어떠한 인생의 무게를 이 작품을 통해 남기고자 하는가, 왜 이런 작품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종합적인 물음을 전재로 작품과 작가 또한 평가 되어져야 한다. 여기서 기술은 그저 작가의 의도를 담아내는 빵틀에 불과하다. 물론 먼 미래에는 우리와 똑같은 인격체를 가진 A.I.가 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키고 더 키워나가야 할 부분은 인간으로서 느껴야 하는 것들을 온전히 지켜나가려는 의지가 아닐까 한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고유영역인 창작성,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기만족, 예술가로서의 의무와 책임, 인류에 대한 사랑,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예술로의 방향성, 개별적인 음악적 색채감,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 등을 생각한다면 문화라는 거대한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나 평균적인 수치화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서영완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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