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 김경수 비호하려고 설 민심까지 왜곡해서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6일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에 대해 비판 여론이 아주 높았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의 발언은 국회에서 설 명절 민심을 전달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집권당의 사무총장이란 분이 도대체 설 민심을 어디에서 청취했기에 사실과 다른 얘기를 버젓이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윤 사무총장은 '김 지사 판결은 사법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이를 '민심'이라고 했다. 이어 "사법부가 사법개혁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사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국민의 힘을 동원해서라도, 사법부를 자신들의 뜻대로 바꾸는 것이 설 민심이라고 하니 기가 찬다.

이 자리에서 김경협 제1사무부총장은 "사법 농단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질책을 들었다"고 했고,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은 "현직 도지사를 법정 구속하는 것을 본 사례가 없다고 어르신들이 많이 이야기하셨다"고 했다.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당리당략 차원에서 집권 세력에게 유리한 입장만 전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이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은 여론조사를 보면 금세 나온다. 4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김 지사 판결에 대해 '적절한 결정'이라는 긍정 평가가 46.3%, '과도한 결정'이라는 부정 평가가 36.4%였다. 굳이 여론조사가 아니더라도, 법조계·지식층 등의 성명·반응을 보면 긍정 평가가 더 높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집권 세력이 김 지사를 비호하기 위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음을 본다. 올바른 민심을 청취해도 부족할 판에 지지 세력의 말만 듣고 전체 국민의 뜻인 양 호도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김 지사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기에, 국정 책임도 방기한 채 비논리적 비상식적 행동을 일삼는 집권 세력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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