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신발·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를 보유하고 있는 패션 기업 화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5년 사모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지만, 업황 부진에 '올드 브랜드'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서 좀처럼 반전하지 못한 탓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화승은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다음날인 지난 1일에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이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채권 추심 등을 막는 조치다.
화승은 르까프와 케이스위스, 머렐 등 3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생산, 유통하는 회사다. 1953년 '기차표 고무신'을 생산한 동양고무공업을 모태로 한다. 그러던 중 1978년 나이키를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하면서 몸집이 불어났다. '화승'이라는 사명도 이 때 바꾼 것. 1986년 나이키와 제휴를 종료했으나 자체 브랜드 '르까프'를 성공적으로 론창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르까프' 브랜드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었다. 그러다 1998년 IMF외환위기로 부도를 맞는 등 위기도 있었다가 2005년 화의(파산을 예방할 목적으로 채무 정리에 관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맺는 강제 계약)에서 졸업했다.
이후 아웃도어 열풍이 몰아치면서 예전의 규모를 회복하는 듯 했으나, 2010년대 중반 아웃도어 열풍이 식은 데다 주력 브랜드인 르까프가 나이키,아디다스 등 해외 메가히트 브랜드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배우 이서진, 유연석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유행과 패션에 민감한 젊은층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점차 잊힌 브랜드가 됐다. 주력 브랜드 부진에 더해 케이스위스, 머렐 등 라이센스 브랜드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결국 법정관리 상황을 맞고야 말았다.
한편 화승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납품업체 대표들은 지난 6일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크고 작은 업체들이 받을 돈을 합하면 1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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