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 복귀 앞둔 김부겸, 당분간 지역구에서 '포복'할 예정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의 중폭 개각이 내달로 예정된 가운데 '국무위원'(장관)에서 '대구 수성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돌아올 것이 확실시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김 장관이 취임할 당시 80%에 육박하던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지지율이 50% 아래로 주저앉은 데다 '지역구 국회의원 얼굴 한 번 보기가 너무 어렵다'는 푸념이 지역구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여당의 각종 국책사업 대구경북 패싱 현상이 노골화하면서 비난의 화살이 김 장관에게 향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기가 좋고 김 장관이 차기 대권(당권) 주자로서 주목받을 때야 지역구 주민들이 '중앙에서 큰일 한다는데 좀 봐주자'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지역구가 뒷전이 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많다"며 "김 장관이 당분간은 지역구를 비운 시간을 만회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실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충분히 감지하고 '여의도' 복귀 후 한동안은 지역에서 '포복 모드'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김 장관실 관계자는 "예전보다 싸늘해진 지역구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고 그에 대해 준비도 하고 있다"며 "장관직을 내려놓으면 2012년 처음 대구로 내려올 때의 심정으로 돌아가 철저하게 주민들 곁에서 동고동락하는 스케줄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실이 지역구에 다시 공을 들이는 이유는 내년 총선에서 김 장관이 재선에 성공해야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차기 대통령선거 등 한발 더 나아간 정치 행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대구경북이 지역 기반인 김 장관은 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비주류로 대접받을 수밖에 없다"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 대구경북의 지지를 완전히 소화하면서 표의 확장성도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복귀가 어떤 측면에서는 대구경북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장관직을 내려놓고 나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현안에 대한 요구를 보다 노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내달 중 6~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과 함께 국회의원 겸직 장관이면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해야 하는 해양수산부(김영춘), 국토교통부(김현미), 문화체육관광부(도종환) 장관의 교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