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부속품처럼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선종 10주년을 맞은 김수환(사진) 추기경의 살아생전,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가 새삼 웃음, 감동 더불어 삶의 여유를 선사한다.

김수환 추기경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잘 알고 있는 한 지인은 15일 기자와의 만남을 통해 3가지 이야기를 선사했다.
첫째는 김 추기경의 비행기 예약 에피소드. 제주도를 가기 위해 항공사 여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김수환 씨는 예약에 되어 있는데, 추기경 씨는 예약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이 황당한 상황에서 김 추기경은 "그럼 나는 누구랑 신혼여행을 가야 하지요"고 받아 넘겼다고 한다.
둘째는 그 유명한 '삶은 계란' 이야기다. 김 추기경이 서울에서 포항공대에 강의를 하러 가기 위해 기차에서 몇몇 학생들에게 '삶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고 있는데, 기차 안 간이매점 카트를 끌고 다니는 직원이 절묘한 타이밍에 "삶은 계란 있습니다"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빵 터졌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김 추기경이 강당에서 강의를 하는데, 성신여대 여학생들에게 '노래 한곡'을 간곡히 요청하자, "내 동생, 김수희가 있는데…."라면서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애모)라는 잔잔한 노래를 불러줬다.
각박한 시대에 김수환 추기경의 인간미와 유머 넘치는 모습의 이 시대에 작은 울림과 메시지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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