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디컬인터뷰] 최동락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간이식 분야 국내 최고 명의 중 한명, "무조건 서울로 가는 환자 안타까워"

간이식 분야 국내 최고의 명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동락(57)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그는
간이식 분야 국내 최고의 명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동락(57)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그는 "지역민의 합리적이고 똑똑한 의료서비스 선택이 건강을 지키면서 지역의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동락(57) 대구가톨릭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간이식 분야 국내 최고의 명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30일 간경화를 앓고 있던 61세 남성 환자에게 아들 간의 3분의 2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서울의 대형병원을 제외하고 지역 최초로 간이식 수술 700례를 달성했다.

"지방에서 간이식 수술 700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큰 병은 무조건 서울의 대형병원에 가 치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확고한 것이 대구경북민을 비롯한 우리나라 지방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지방에도 훌륭한 의사들이 많지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서울은 일류, 지방은 2류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생명을 담보로 한 간이식 수술 700례 달성은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달성한 2천례 보다도 더 큰 성과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 교수는 지난해 10월 대웅재단 제6회 대웅의료상 시상식에서 '이승규 간이식 임상·연구상'을 수상했다. 간이식 분야 국내 최고 의사라는 사실을 의학 전문가들이 모두 인정한 셈이다.

최 교수는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한 뒤, 부작용으로 다시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솔직히 속이 많이 상한다."고 말했다. "비싼 병원비는 몰론이고 보호자 숙박비 등의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무려 2배가 훨씬 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수술했는데, 그 결과가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한 것보다 못하다면 의사로서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참담하고, 섭섭하죠!"

사실 최 교수는 세계에서 간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서울아산병원 출신이다. 우리나라 간이식 분야 1,5세대에 해당한다.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을 갖고 대구로 내려왔다. 최 교수의 노력으로 '지방에서도 간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팀 자체가 서울아산병원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국내 최고의 간이식팀인 셈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민조차 이 사실을 잘 모르거나, 또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

"우리팀에게 수술을 받고 살아남은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많이 실력을 인정해주고 홍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지역민들은 이들에게 '너는 운이 좋았다.'는 식으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우리 간이식팀은 더욱 더 '환자를 위해 산다.' '실력조차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각오로 수술과 치료에 최선을 다합니다. 수술 성공률은 98%로 최고를 자부합니다."

그렇다고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팀이 손 쉬운(?) 수술을 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서울 대형병원은 65세 이상만 되어도 수술 중 환자가 잘못될 수 있다면서 꺼리지만, 우리(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팀)는 80대 중반의 환자라도 어떻게든 살려 보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의료사고 논란까지 무릅쓰고 말이죠. 환자와 가족들이 이런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 같아 힘이 빠질 때도 많습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팀은 고난도 간이식 수술의 성공을 이어왔다. 2010년 지역 최초로 2대 1 생체간이식을 성공했고, 같은해 3월 국내 최초로 전격성 간부전 환자에게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2011년 2월에는 지역 최초로 간-신장 동시이식 수술을, 2013년 1월에는 췌장-신장 동시이식 수술을, 2013년 5월에는 췌장이식 수술을 연속 성공했다. 세계적 수준의 체계적 전략과 수술 전·후 관리가 필요한 고난도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만 70례를 성공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최상의 의료혜택을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욕구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서울이 최고, 지방은 2류'라는 인식을 갖고 행동한다면 지방의료 발전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합리적이고 똑똑한 선택 능력을 키워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력>

▷경북대 의과대학 졸업(의학박사)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문의 ▷서울아산병원 외과 간이식 촉탁의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국제간이식학회 회원 ▷국제간담췌외과학회 회원 ▷대한외과학회 회원 ▷대한간학회 회원 ▷대한간담췌학회 회원 ▷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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