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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낡아 평소에도 불안했다", 이른 아침 아파트 목욕탕 건물 옥상으로 대피하며 아수라장

2명 사망·78명 중경상, 107가구 아파트 주민 이른 아침 날벼락

사진. 독자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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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우나 화재 현장 CCTV 공개
대구 사우나 화재 현장 방문한 김부겸 행안부 장관.

"불이 났다는 소리에 옷도 제대로 못챙겨 입은채 황급히 빠져나왔습니다. 노후한 건물에 살다보니 평소에도 불안불안 했는데 결국 사고가 발생해 너무 두렵습니다."

19일 불이 난 대구 도심 사우나 건물 위층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비오는 이른 아침부터 대피 소동을 치러야 했다.

불이 난 건물은 7층 규모로 1∼2층은 식당 등 상가로, 3~4층은 찜질방과 사우나로 들어서 있고, 5층 이상은 아파트로 107세대가 살고 있다.

하지만 1980년부터 사용한 노후한 건물인데다 당시 소방규정에 따라 4~7층에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보니 107세대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컸다.

7층에 살고 있는 이두진(79)씨는 "사이렌 울리고 타는 냄새가 나더니 곧장 연기가 차올라 정신없이 옥상으로 대피했다"며 "긴급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구조해됐다"고 했다.

김모(54)씨는 "건물 여기저기서 '불이야!'는 고함소리가 터져나와 급하게 대피했다. 스프링클러도 없는 낡은 집이라 정말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불길은 이날 오전 7시 11분쯤 이 건물 4층 사우나 남탕 입구에서 시작됐다. 이 불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78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우나 주인 임모씨는 "당시 남탕 15명, 여탕 6명도 정도 손님이 있었고 직원 4명이 출근해 있었다"며 "카운터를 지키던 중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직원에게 먼저 소화기로 꺼 보라고 지시한 뒤, 탈의실과 사우나 안으로 들어가서 손님을 대피시켰다"고 진술했다.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50여대를 동원해 2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은 뒤 10시 27분 진압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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