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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탈출자, "탕 내부엔 비상벨도 없었고 아무도 불났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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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실 안에 있던 지인과 함께 빠져 나왔는데 결국 숨져 안타까워…"

19일 오전 대구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남탕에서 발생한 불로 부상을 입은 손님들이 곽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9일 오전 대구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남탕에서 발생한 불로 부상을 입은 손님들이 곽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아무도 불이 났다고 말해주지 않았어요. 비상벨도 울리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19일 발생한 대구 포정동 대보사우나 화재 당시 남탕에 있던 마지막 탈출자 남재모(61) 씨는 "아직도 눈앞에 자욱한 연기가 생생하다"며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나도 여기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우나에 있던 A(71) 씨에게 화재 소식을 알린 뒤 마지막으로 목욕탕을 나왔다고 했다.

남 씨는 2년째 매일같이 이 사우나를 이용했다. 이날도 그는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탕 안에 앉아 있었다. 남 씨는 "갑자기 외부에서 웅성거리고 순간 '불'이라는 단어가 들렸다. 순간 뛰쳐나가려다 평소 알고 지내던 A씨가 사우나 안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 그에게 소식을 알리고 함께 탈의실로 가 옷을 챙겼다"고 했다.

남 씨는 시커먼 연기와 불길이 치솟던 남탕 출입구를 뒤로하고 반대 방향인 4층 이발소 베란다로 가 이곳에 모여있던 10여 명과 함께 소방관에 의해 구조될 수 있었다. 그는 "이후 무슨 정신으로 밖으로 나왔는지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니 맨발이었다"고 말했다.

남 씨는 화재 이후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A씨가 보이지 않아 다른 곳으로 탈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황망하기만 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남 씨는 "화재를 알리는 비상벨만 울렸어도 사망자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제발 철저한 소방 점검으로 이런 참사는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가슴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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