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31)의 눈빛이 더욱 뜨거워졌다. 올해 한 가정을 꾸린 가장이 됐으면서 동시에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까지 맞은 김헌곤의 안광(眼光)은 야구공을 두 동강 낼 듯 강한 투지의 빛을 발했다.
매 시즌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고 있는 '대기만성형 타자' 김헌곤이 올 시즌 개막에 앞서 보완하고 싶은 것은 정교함이다. 그는 "전체적으로 저의 플레이를 보면 제가 봐도 거친 면이 있다. 공·수·주에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 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들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곤은 2017년 최형우의 KIA 타이거즈 이적 이후 단숨에 삼성 좌익수 계보를 꿰찼지만 올해부터는 'SK산 거포' 김동엽 가세로 만만찮은 경쟁을 벌이게 됐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김동엽을 지명타자로 고정하지 않고 외야수로도 출장시킬 복안으로 스프링캠프에서 그를 좌익수로 시험 기용하고 있다.
주전 경쟁이 다시 격화됐지만 김헌곤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제가 프로 데뷔 9년째인데 지금까지 경쟁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김동엽은)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다"며 "김동엽이 하는 걸 보고 제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더 좋은 점이라고 보기 때문에 (주전 경쟁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헌곤은 지난 시즌 KBO리그 타자 가운데 2아웃 풀카운트(2스트라이크 3볼) 승부에서 타율 0.632(19타수 12안타)를 기록,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김헌곤은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불리한 카운트가 되면 집중하게 된다"며 "작년에는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 했다.
올해 김헌곤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전고후저' 징크스를 깨야 한다. 그의 타율은 2017년 전반기 0.276→후반기 0.235, 2018년 전반기 0.313→후반기 0.276에서 보듯 여름 이후 점차 하락한다. 김헌곤은 "체력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게 딱 내 실력이었던 것 같다"며 "그걸 뛰어넘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2월 박나윤 씨와 결혼에 골인, 이제 한 가정을 일군 김헌곤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누가 말 안 해도 책임감이 생기는데 불구하고 와이프가 '오빠 야구 하는 동안에는 가족보다는 본인만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줬다"며 "그 말에서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삼성 야수 중 최고 연봉 인상률(82.4%)로 첫 억대 연봉(1억5천500만원)에 진입한 김헌곤은 "부모님께서 맛있는 음식 드실 때 고민 안 하고 드실 수 있으니까 좋다"며 진한 효심을 드러냈다. 실력과 인성 모두를 겸비한 김헌곤의 올해 성적은 또 어떻게 경신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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