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가 완전히 종지부를 찍을 기세다. 영입 당시 2선발로 예상됐던 저스틴 헤일리가 스프링캠프에서 1선발급 피칭을 보여주면서다. 올해 삼성의 1, 2선발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헤일리는 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총 68개의 공을 던진 헤일리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가 찍혔다.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헤일리는 오키나와 리그에서 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헤일리는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지금까지 이닝당 13.6개의 투구 수를 기록 중이다.
'땅볼 유도형 투수'답게 헤일리는 위닝샷인 커터를 중심으로 KIA 타선의 예봉을 꺾었다. 특히 나란히 2m를 웃도는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높이)와 익스텐션(투구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의 거리)은 헤일리의 공을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와 비교하면 헤일리의 강점은 더욱 도드라진다. 아델만의 릴리스포인트와 익스텐션은 1.78m, 1.95m였고 보니야는 1.81m와 1.80m였다. 타자 입장에서 투수가 더 높고 가까이에서 공을 던질수록 구위는 위력적이다.

1991년생인 우완 헤일리는 신장 198㎝, 체중 105㎏의 좋은 체격을 갖췄다. 지난해 11월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55만달러, 인센티브 25만달러 등 총액 90만달러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은 이어 덱 맥과이어를 총액 95만달러에 영입했다.
외국인 투수의 경우 총액 기준으로 1, 2선발을 예상하는 관례에 따라 지금까지는 연봉 5만달러를 더 받는 맥과이어를 1선발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헤일리가 스프링캠프에서 만만찮은 피칭을 과시하면서 삼성의 1선발 주인공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한편, 삼성은 KIA와의 사전 합의로 12회말까지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12대8로 승리, 오키나와 리그 4승째를 거뒀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단독] 국민의힘, '보수의 심장' 대구서 장외투쟁 첫 시작하나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징역 2년 구형' 나경원…"헌법질서 백척간두에 놓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