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돋보기] 다른 지자체 탐내는 개나소나 콘서트 전유성 씨 맡아줄까

전 씨가 공들여 살려낸 콘텐츠 빈자리 허전
청도군 개나소나 콘서트 등 단절 없이 추진

청도군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9월 전북 남원으로 떠난 개그맨 전유성 씨. 당시 그가 왜 떠나는지, 불협화음의 원인은 무엇인지 언론 등에서는 숱한 말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언론을 통해 "내 의지와 관계없이 코미디아트페스티벌에서 손을 놓게 돼 고심했다. 자신과 관련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기약 없이 떠났다.

그 후 6개월가량이 흐른 지금, 전 씨는 개그맨 데뷔 50주년 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뼛속까지 개그맨 피가 흐르는 전 씨에게 코미디 공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인 모양이다.

전씨는 지난 13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데뷔 50주년 공연이) 후배와 관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무대가 돼야 한다"며 은근히 걱정까지 했다.

그는 주요 대도시를 순회할 계획으로, 4월 중 공연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씨가 떠나 빈자리가 허전하지만 그가 청도에 접목해 놓은 코미디 장르 콘텐츠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의 표현대로 우연히 청도에 살게 됐고, 이후 '청도군민'으로 활약하며 콘텐츠를 살려냈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개나소나 콘서트' 개최를 시작으로 ▷2011년 코미디철가방극장 개관 ▷2015년부터 코미디아트페스티벌 개최 ▷2017년 코미디타운 개관 등은 직·간접적으로 모두 그의 아이디어와 고생이 일궈낸 결과물이다.

청도군은 전 씨가 뿌려놓은 콘텐츠를 단절 없이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코미디 관련 행사는 다른 시군에선 보기 드물고, 파급효과 또한 분명하다며 입을 모은다.

특히 한여름 복날 열리는 개나소나콘서트는 애견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는 수도권에 청도를 톡톡히 알리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개나소나 콘서트는 상표권이 전 씨에게 있고, 11회째 그가 연출한 행사다. 이 콘서트는 다른 지자체 여러 곳에서 탐을 내는 행사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개나소나콘서트, 코미디철가방극장은 전 씨가 사비를 들여 고생하며 키워온 콘텐츠"라며 "행정기관으로서 그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가 툭툭 던져주는 아이디어를 활용하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올해 개최될 개나소나 콘서트와 관련해 전 씨와 전반적인 협의를 벌일 방침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 씨 측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전 씨 매니저는 "개나소나 콘서트는 연예계 후배들의 도움으로 적자가 나더라도 진행했다"며 "그동안은 청도를 위한다는 명분과 애착이 있었으나 이젠 적자까지 보면서 행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 씨가 애착을 가진 코미디철가방극장 활용방안은 곧 용역 결과가 나오는 가운데 전 씨는 자신이 전면에 나서 운영에 관여하는 것보다 뒤에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 씨는 "국내에 840여 극장이 있는데 무대에서 아무 때나 비가 내리도록 장치를 한 곳은 철가방극장뿐이다"며 "앞으로 청도 주민을 교육해 무대 주인공으로 올리거나 철가방극장과 코미디타운 등을 연계하는 투어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 결국 공연이 재미있어야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노진규 기자

지난해 9월 청도를 떠나기 전, 개그맨 전유성 씨가 코메디철가방극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요즘 개그맨 데뷔 50주년 공연 준비로 분주하다고 근황을 알려왔다.
지난해 9월 청도를 떠나기 전, 개그맨 전유성 씨가 코메디철가방극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요즘 개그맨 데뷔 50주년 공연 준비로 분주하다고 근황을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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