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경북문화재단 출범에 거는 기대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이현석
이현석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으로서 최근 무척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역문화예술의 컨트롤타워인 문화재단이 없었던 경상북도가 드디어 문화재단을 설립한다는 소식이었다.

1997년 경기도가 전국에서 최초로 문화재단을 설립한 이래 23년 만에 경북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모든 광역지자체는 지역의 문화재단을 설치하게 된 것이다.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늦은 출발이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기다려온 지역의 예술인으로서 경북문화재단의 출범에 거는 기대는 커다.

지금의 사회는 빠른 속도로 각 분야의 기능과 특성이 분화와 전문화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절이다. 특히, 창의성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문화예술분야는 더욱 그러한 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행정조직은 유연성이 부족한 조직의 특성상 이러한 빠른 변화를 주도하기엔 다소 역부족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의 보완을 위해 민간영역의 유연성과 전문성 있는 역량의 활용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이러한 필요에 의해 공공과 민간의 연계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의 주도적 참여를 보장하도록 만들어진 장치가 바로 문화재단인 것이다.

이러한 원론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문화재단은 재정 확충의 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지자체로서는 어려움이 있는 후원을 통한 사업비 확보 및 각종 정부의 공모사업을 통한 문화예술의 보조금 형태의 재원 확보 및 메세나(Mecenat), 문화예술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재원의 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재원의 확대는 온전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기회의 확대와 지역민들의 문화향유권 신장에 쓰여 질 것이다. 또한, 지역 고유 문화예술의 전문적, 체계적, 지속적인 기획을 통한 지역문화예술의 실질적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경북문화재단은 그 시작의 단계에서부터 재단의 주인이 도민임을 명심하고 최우선적으로 지역예술인 및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의 요구를 충실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의 구성을 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타 지역 문화재단의 성패(成敗)를 타산지석(他山之石)삼아 경북만의 특화된 운영을 통해 우수한 경상북도의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지역의 문화브랜드 형성과 다양한 문화기획을 통해 문화예술 콘텐츠를 경북 관광 인프라로 만드는 중추적 역할도 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재단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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