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베트남 호찌민에서 지내고 있는 친구에게 "나도 거기에서 일본어나 가르치면서 한번 살아볼까" 하니 그녀는 "너는 여기 오면 수학 가르쳐야 할걸"이라고 했다. 호찌민의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도 수학이 그렇게 인기라니. 한국 교육의 힘이란 물리적인 장소와 상관없이 이국에서도 꿋꿋이 이어지고 있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는 '스카이캐슬'이 너무 재미있다며 이제 시청할 시간이란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하며 열풍을 일으켰다. 현 교육의 실태를 낱낱이 드러낸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 대부분의 리뷰는 우리 아이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대한민국 부모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어떠한 자세로 우리 아이를 이끌고 교육해야 하는지 난감해지는 시점이다. 입시 경쟁이라는 교육 구조 속에서 사교육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부모들의 일그러진 욕망으로 지나치게 학벌에 집착하고 나아가 특정 직업을 부추기는 사회, 과연 이대로 교육을 이어가도 좋은 것인가. 부모로서의 입장과 교육자로서의 입장 차이가 내 안에서도 너무나도 큰 괴리감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세상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정부와 교육부는 그 나름 발 빠르게 교육 개정에 반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융합'을 반영한 협동과 협력이라는 형태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5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도 등장하는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는 교실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보다 구체적이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 한다.
일본에서는 동아리 활동을 의미하는 '부카츠'(部活動)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독특한 학교 문화가 있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부카츠가 학교생활의 일부이며 자녀의 참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일본의 학생들은 부카츠라는 단체 활동에서 협력과 융합을 자연스레 몸에 익힌다. 한편으로 일본 교육계에서는 부카츠의 어두운 면, 블랙 부카츠에 대한 지적이 계속돼 개선 보완하자는 분위기이다. 어찌 되었든 이것이 지금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한국 교육 현장에서는 실제로 동아리 활동이 일본만큼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일본 학생의 70%가 중고교 시절을 보내면서 부카츠 활동에 전념하는 데 비해 우리 아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입시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한 여행사는 나가사키의 하우스텐보스와 지바에서 운영하는 '이상한 호텔'을 소개하고 있다. 로봇이 프런트에서 4개 국어로 대응하며 피곤을 모른 채 24시간 가동된다. 이 로봇들이 호텔 경영을 얼마나 효율화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대응 과제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의 진화로 일도 일하는 방법도 급속히 바뀌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PC가 OL(Office Lady) 의 삶을 바꿔 놓았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우리 아이들에게 AI 혁명 속의 교육, 즉 지금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변화의 가속도를 생각하면 학교 선택의 기준도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진다. 이미 일본에서는 2년 전부터 AI 시대에 강한 중고교 선택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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