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계 박인로는 송강 정철을 잇는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거두이다. 박인로는 포항시 죽장면에 있는 입암계곡 주변의 절경 28경을 읊어 '입암별곡'을 남겼다. 입암별곡에는 '산이 반쯤 꽃으로 만발할 때, 여헌 선생을 청하노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입암의 절경에 취해 이곳에서 학문을 나누던 권극립, 손우남, 정사상, 정사진 등 4명의 벗이 자신들보다 학덕이 높은 여헌 장현광을 청해 기거하며 학문을 연마했다는 내용이다.
입암서원은 조선의 대학자인 퇴계와 율곡에 대적할 만한 여헌 장현광을 모신 곳이다. 실제로 장현광은 사후 영의정을 제수받을 정도로 학문의 깊이가 뛰어났으며, 그 역시 입암기를 남겼다.
포항문화재단이 입암별곡의 고사를 모티브 삼아 6월 초까지 죽장면 입암서원에서 인문활동 프로그램인 '신 입암별곡'을 진행한다.
행사는 '입암별곡' 가사의 일부분에 창안해 4명의 문우가 장현광을 청한 것처럼 포항의 문화예술인들이 전·현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해 문화와 삶에 관한 담론을 나눈다.
입암사우는 지역의 문화예술가인 하재영 시인, 손현 경북무용협회장, 류영재 한국예총 포항지회장 등이 역할을 맡아, 포항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여헌 장현광 역으로 초대되는 인사는 전·현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들이다. 첫 번째 손님은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마치고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도종환 시인이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답게 '詩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포항에선 하재영 시인이 맡는다.
두 번째 손님 역시 전 문화체육관관광부 장관을 지낸 영화배우이자 소리꾼인 김명곤이 나서 '律呂(율려), 우리 가락에 담긴 삶의 미학'을 주제로 소리자락을 곁들여 풍류를 읊어 간다. 지역에선 손현 경북무용협회장이 손님을 맞는다.
세 번째는 정통 문화관료 출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진룡 씨가 맡는다.
유 전 장관은 '전환기의 한국사회, 우리 삶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하며, 포항에서는 류영재 한국예총 포항지회장이 나선다.
네 번째 초청 인사의 일정은 곧 공지된다.
포항문화재단 차재근 대표는 "포항이 가진 문화유산과 다양성으로 세계, 중앙, 다른 지역을 만나는 새로운 지역주의 시작을 포항이 먼저 시작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참가자의 편의를 위해 행사당일 입암서원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054)289-7891~3.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