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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문화재단 운영 파행, 문화재단 본질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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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문화재단의 운영 파행이 장기화하고 있다. 재단 상임이사와 아양아트센터 관장은 장기 공석인 채 동구청 공무원들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고, 갖가지 구청 행사까지 문화재단이 도맡으면서 재단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동구문화재단 상임이사직은 지난해 7월 문무학 전 상임이사가 사퇴한 뒤 10개월째 공석이다. 문 전 상임이사는 배기철 동구청장 취임 직후 사임했고, 동구청 행정자치국장이 상임이사직을 대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이후 동구청 5급 공무원이 대행하고 있는 아양아트센터 관장직은 무려 4년 4개월째 비어 있다.

이처럼 사실상 구청이 운영을 맡으면서 동구문화재단은 문화예술 관련 업무가 아닌 구청 행사 업무까지 맡고 있다. 연초 해맞이 행사와 지난달 말 구민 화합을 위해 열린 '어울림 한마당'도 모두 동구청이 아닌 문화재단이 기획하고, 행사 진행을 재단 직원들이 맡았다.

그러다보니 문화예술 공연은 퇴색하고, 전문성을 높여 지역민들의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넓히자는 문화재단 설립 취지마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 문화계 관계자는 "공무원은 인사에 따라 1, 2년마다 자리를 옮기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전문성도 부족해 문화예술 정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동구문화재단이 구청의 갖가지 행사 업무를 맡고, 아양아트센터가 공연이나 전시가 아닌 구청 관련 행사 위주로 운영되면서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도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 직원들의 반발도 크다. 전문직으로 임용되고도 문화예술과는 무관한 업무를 맡는 것은 물론 내부정책 결정속도가 느려지면서 업무처리가 어려워진 탓이다.

동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상임이사가 있을 때는 내부의견을 모아 상임이사가 구청장과 논의한 뒤 바로 결정지었는데, 지금은 내부의견을 구청에 전달하고, 구청 보고단계를 거친 이후에야 최종 결정이 내려오기 때문에 효율이 무척 떨어진다. 정규직 직원 20여명은 수당 미지급 관련 소송도 진행하는 등 조직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동구청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임이사 공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상임이사 공모를 위해서는 의회와 구청장, 이사회가 추천하는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아직 구청장과 이사회 쪽 추천 위원이 선정되지 않았다. 위원회가 꾸려지는 대로 상임이사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 공석인 아양아트센터 관장 선임계획은 아직 없어, 아양아트센터의 파행 운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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