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총선 260석 목표라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오만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 '260석 목표론'을 들고나왔다. 이 대표는 원외 지역위원장 총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240석을 목표로 준비하겠다.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했다.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4월 임시국회가 여야 대치로 공전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 대표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독려하는 발언이라고 하지만 30% 후반대로 추락한 민주당 지지율을 고려하면 이 대표의 260석 목표론은 허황하다. 정의당마저 여당 대표가 공석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오만한 발언은 상습적이다. 그는 "민주당이 대통령 열 명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며 '50년 집권론'을 주장해왔다. 이번엔 '총선 싹쓸이론'까지 들고나왔다.

국회 의석 정수는 300석이고 민주당 의석수는 지역구 115석, 비례대표 13석을 합쳐 128석이다. 내년 총선에서 지금보다 의석을 두 배 늘려 절대 다수당이 되겠다는 게 이 대표 발언이다. 민주당이 260석을 확보하면 전체 의석의 80% 이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제헌 의회 이후 제1당이 이 정도 의석을 확보한 적은 없었다.

이 대표 발언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당시 집권당이던 새누리당을 떠올리게 한다. 180석을 자신하던 새누리당은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은 오만으로 공천 파동을 일으켰고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122석에 그쳐 민주당에 1당 자리를 내줬다. 오만으로 말미암은 공천 파동이 총선 패배를 불러왔고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패배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민생 살리기에 힘을 쏟기는커녕 앞장서 선거 분위기를 띄우며 노골적으로 선거 동원체제에 시동을 걸고 있고 급기야 이 대표의 260석 목표 발언까지 나왔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선거 올인보다 민생 살리기에 전념하고 그 성적표로 내년 총선에서 평가를 받는 게 정도(正道)임을 유념하기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