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론 전쟁 시대' 예고…중동 무장세력 활용도 강화

예멘 후티 반군, 드론 공격 늘려…정교함 갖추고 장거리 이동
사우디·美, 이란에 의심의 눈길…전쟁·테러에 이용 증가 우려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중동 무장 세력이 드론을 공격에 활용하는 등 '드론 전쟁'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더 정교해지고 도달 거리가 먼 드론으로 공격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지난해 7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 외곽에 있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시설을 드론(무인기)으로 공격, 시설 일부가 불에 타며 타격을 입혔다. 후티 반군은 지난 1월에도 드론을 이용해 예멘군 퍼레이드를 공격해 고위 장교를 포함해 6명을 숨지게 했다.

후티 반군은 그동안 낙후한 부족이라는 조롱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전장에서 드론을 가장 능숙하게 다루는 무장세력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드론 기술은 손쉽게 구하고 이용할 수 있고 최근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미사일 대용으로 톡톡히 활용되고 있어 미국과 중동의 동맹국들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드론 기술은 감시 목적의 소형 프로펠러 추진형에서 더 큰 비행기 모양의 모델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드론은 시속 240km로 1천450km까지 비행하게 되면서 걸프 지역의 대부분을 비행거리 안에 두게 됐다.

사우디 관리들은 후티 반군 측이 140차례 이상 드론 비행을 시도했고 이들을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사일보다는 드론을 더 많이 격추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사우디 관리들과 미국 정부는 후티 반군이 이처럼 신속하게 드론 기술을 진전시킨 것은 이란의 도움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관리들은 후티 반군에 드론이나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예멘 내부로 어떤 형태의 군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얻기 쉽고 손쉽게 무기화할 수 있는 이런 드론 기술이 앞으로 전투를 더 어렵게 만들고 글로벌 분쟁의 성격을 바꿔놓을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영국 내무부의 벤 월리스 안보담당 부장관은 지난해 12월 이슬람국가(IS)가 쇠퇴하면서 알카에다가 되살아나 공항 등에서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드론을 테러에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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