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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윤서빈 하차'로 본 아이돌에 대한 도덕적 기준

DC인사이드에 올라온 윤서빈 퇴출 촉구 성명서. DC인사이드 캡쳐
'프로듀스X101'에 출연중인 윤서빈. Mnet '프로듀스X101' 제공.
DC인사이드에 올라온 윤서빈 퇴출 촉구 성명서. DC인사이드 캡쳐

'이번에는 없겠지'라고 했던 일이 또 다시 터졌다.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문제가 됐던 마루기획 한종연 연습생의 학교 폭력 논란이 '프로듀스X101'에서도 불거졌다. 이번에는 JYP 소속의 윤서빈 연습생의 과거가 문제로 떠올랐다. 연습생이 되기 이전 소위 '일진'이었고, 학교 폭력 가해자였으며 이 때문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까지 소집될 정도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결국 윤서빈 연습생은 JYP에서 방출됨과 동시에 '프로듀스X101'에서도 하차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연습생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현재 프로듀스X101 시청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연습생들의 중·고교 생활기록부도 받아라"고 요구할 정도다. 더불어 '연습생 선발 기준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성'이라고 강조했던 JYP의 이미지에도 금이 가 버렸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돌도 사람인데, 실수도 할 수 있고, 한 때 방황할 수도 있다. 그걸 가지고 너무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는가'라고. 맞다. 그들도 사람이고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늘 문제시되는 부분은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상식적인 도덕적 잣대를 들이댔음에도 문제가 되는 경우를 문제삼는다. 예를 들자면 실제로 성인인 아이돌은 술도 마시고, 클럽을 가기도 한다. 그런 행동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술을 마시고 폭행이나 성 추행, 음주운전을 저지르거나, 클럽에서 마약을 하는 경우를 문제삼는 것이다.

일전에 어떤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천재 뮤지션들은 뭔가 '막 나가는' 삶을 살다가 어느순간 영감을 얻어서 후다닥 쓴 곡으로 대박을 내는 게 아니라 회사원보다 더한 성실함을 갖고 꾸준히 계속 써내다 보면 좋은 곡이 나오는 거라고. 방탄소년단의 투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를 보면 멤버들은 투어 공연 후 피곤한 와중에도 노트북을 켜서 곡 작업을 계속 해 나간다. 어떻게 보면 이런 성실성이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담보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사건으로 팬들이 요구하는 아이돌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 매우 높아졌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그도 그럴것이 '버닝썬 게이트'로 촉발된 일부 아이돌 멤버들의 도덕적 해이의 실태를 확인한 이상 이 부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나의 우상(아이돌)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돌이 팬의 사랑을 얻으려면 재능과 함께 인성이 바탕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이번 사건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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