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백발'은 경륜과 지혜의 상징이다. 그럼에도 요즘 우리 정치권에서는 머리카락을 염색(이하 염색)하는 정치인들이 눈에 띈다. 백발이 노쇠함과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가져오기도 해 '변신'에 나서는 정치인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인영 의원은 지난달 21일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까맣게 염색한 채 출마 선언을 위해 정론관을 찾았다. 그는 카메라 세례를 받았고 일각에서는 염색으로 달라진 이미지가 당선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인 이 의원은 강성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염색을 하자 분위기가 온화해졌다. 동료 의원들에게 '이제부터 변하겠다'는 의지도 제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초·재선 의원 중에서도 유권자들에게 보다 활력 있고 참신하게 보이기 위해 염색을 하는 인사들이 많다. 국회 구내 이발소 관계자는 "이발하러 오셨다 염색과 관련해 물어보시는 의원님들이 최근 많아졌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염색의 필요성에 대한 갑론을박도 진행 중이다.
염색 반대파는 '시류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이유로, 또는 외모보다는 국정에 집중하는 게 유권자에 도리를 내세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백발에 대해 "본모습을 뭔가로 가리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염색 예찬론자들은 염색이 활력을 가져다주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검은 머리 염색의 대명사 격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백발은 눈에 잘 띄어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호감도는 다소 떨어뜨릴 수 있다"며 "염색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정치인의 태도를 드러내는 의미 등 이미지를 바꾸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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