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노무현과 그 멘티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대현
이대현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청색은 쪽에서 나왔으나 쪽빛보다 더 푸르다고 했는데 정치판에선 이 말이 들어맞지 않은 것 같다. 멘토(mentor)·멘티(mentee)로 연결되는 정치인들을 살펴보면 멘토를 뛰어넘은 멘티를 찾아볼 수 없다. 학문이나 예술 분야에선 스승을 능가한 제자가 숱하게 많은데 왜 정치판에선 멘토를 뛰어넘은 멘티가 나오지 않을까?

정치판에서 멘토·멘티로 먼저 거론할 수 있는 인물이 부녀(父女) 사이인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과 용인술을 딸인 박 전 대통령은 보여주지 못했다. 아버지의 부정적 모습을 빼닮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운 김무성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大道無門)으로 대변되는 통 큰 기질을 계승하기는커녕 마음에 안 들면 들고 튀는 것과 같은 단점을 이어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지원 의원도 마찬가지다. 김 전 대통령의 인내와 끈기 대신 박 의원은 말 바꾸기 등 좋지 않은 점을 닮았다. 이회창 전 총재와 그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유승민 의원 등 정치판의 멘토·멘티 대부분이 오십보백보다.

오늘로 서거 10주기를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멘토로 하는 멘티는 두 사람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 모두 노 전 대통령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정신은 통합과 실용, 두 가지다. 국민통합을 위해 노 전 대통령은 떨어질 줄 알면서도 부산에서 출마하는 등 지역주의 벽을 깨고자 노력했다. 또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을 우선하는 실용을 택했다. 한·미 FTA 체결, 이라크 파병 등이 대표적이다.

통합과 실용이란 두 잣대로 지난 2년 문 대통령이 걸어온 길을 평가하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진영 논리에 파묻혀 분열을 촉발하고 실패한 정책들을 고집하는 등 통합과 실용에 배치되는 행보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눈 맞추지 말고, 악수하지 말고, 뒤돌아서서 등만 보고 가게 하자고 광주 시민들에게 행동 지침을 얘기한 유 이사장도 매한가지다. 두 사람 모두 노 전 대통령엔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와 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음에도 일부 주유소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유소 가격 변동을 ...
한 네티즌이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20개 쌓여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며 택배 기사와 소비자 간 배려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