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라는 것은 하느님을 위한 집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무소부재한 분이라 여기만 계시지 않습니다. 이것은 교회로 부름을 받은 우리들의 집이고, 우리가 여러가지 욕망 욕심 욕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경건한 성소이죠. 이런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이 교회를 설계했습니다."

아주 작지만 검박하고 단순하면서도 교회본질에 충실한 하양무학로교회의 새 성전을 설계해 주목받고 있는 승효상(66) 이로재 대표. 그는 26일 성전 봉헌 감사예배 특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건축가, 이 교회 설계 배경 등을 밝혔다.
승 대표는 "교회는 세속의 사람들이 부름을 받아 모인 공간이기에 검박하고 단순한 공간일수록 사람들을 변화하게 하고 교회본질에 다가서게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교회가 하양무학로교회 신도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세속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 자기를 경계 밖으로 추방하기 위한 사람들이 진리를 발견하고 자유로운 곳이 되길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승 대표는 이 교회 조원경 목사가 이사장인 (사)나라얼연구소의 제안으로 2011년 경산을 방문했었다. 이후 경산시가 추진 중인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66호인 경산 상엿집 주변에 추진했던 '한국전통테마공원' 조성 사업 초기 단계에 설계안을 제안했었다.
그가 제안한 설계안은 절대 비움의 공간을 외부와 완벽히 다른 세계로 형성해 삶의 행로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자가 자신을 깊이 반추하고 성찰할 수 있고 상례문화전시관의 기능을 조화롭게 계획했다.
하지만 이 설계안은 관련법 등 이런저런 이유로 빛을 보지 못했고, 사업 추진도 지지부진하다 현재는 공원시설 및 테마공원 조성을 위한 경산시 도시관리계획 결정 용역을 진행 중이다.
승 대표는 "상엿집은 죽은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를 위한 공간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그 주변을 명상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우리들이 힘과 에너지를 얻는 공간으로 조성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상엿집이 문화재라고 할지라도 주변의 시설들은 옛날 것으로 지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네스코에서 권고하는 문화재보존 원칙에는 이 시대에 짓는 것은 이 시대의 방식으로 지어서 옛날 것이 확실히 옛날 것임을 알게 하라고 한다. 새로 짓는 것도 옛날 것 처럼 짓는다면 옛날 것에 대한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승 대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묘지들이 시내 한복판에 있는 곳도 많다.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항상 같이 있어야 도시가 경건한데 우리는 다 쫓아내니까 도시가 천박하고 경박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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