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반려견 물놀이 하다가 열사병 걸렸을 땐?…여름철 건강 정보

여름휴가에 애견을 동반하는 반려 가족이 늘고 있다.(사진출처: www.petmd.com)
여름휴가에 애견을 동반하는 반려 가족이 늘고 있다.(사진출처: www.petmd.com)

구름이(10·비글)가 고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구름이는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함께 가 수영을 즐겼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다음 날부터 식욕이 줄며 열이 나고 기력이 없어졌다고 했다.

구름이는 내원 당시 체온이 40도를 넘었으며 폐렴이 동반된 것으로 보아 물놀이 과정 중 오연성 폐렴(물이나 이물의 폐 흡인으로 인한 페렴)이 의심되었다. 집중치료를 통해 건강이 호전되어 퇴원하였으나 당분간은 보호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

구름이처럼 휴가 후유증을 겪는 반려견이 적지 않다. 여름철 반려견과 함께 물놀이를 떠나는 반려인에게 도움 될 건강 정보를 알아보자.

개들은 물을 좋아하며 수영을 잘한다. 하지만 개들도 돌발 상황에서는 코로 물을 들이켜 재채기를 하며 소량의 물이 폐로 들어가기도 한다.

어린이 물놀이 사고 중 '마른 익사' 사고가 있다. 마른 익사란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소량의 물이 폐에 흡입되었음에도 불편 없이 지내다 며칠 후 폐에 고인 물이 흡수되지 못하고 감염을 유발하거나 폐부종을 악화시켜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허약견, 노령견, 심장 질환이 있는 개는 마른 익사의 경우처럼 폐로 흡입된 소량의 물이 감염과 폐부종을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물놀이 시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이 익숙하지 않은 개를 위한 구명복과 보조 방법 (사진출처: https://banningvet.com)
수영이 익숙하지 않은 개를 위한 구명복과 보조 방법 (사진출처: https://banningvet.com)

위생적이지 못한 애견 수영장은 질병을 전파시킬 수 있다. 물놀이 후 몸을 핥는 과정에서 오염된 세균이나 원충에 의해 장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놀이장 주변에 방치된 상한 음식물, 포도 껍질, 위해 성분이 함유된 액체를 먹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반려견이 이물질을 먹은 것이 분명하다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3% 과산화수소수(급여량 체중 1kg당 1cc) 급여하여 구토를 하게 한다. 1시간 내로 구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동일량을 한 번 더 급여할 수 있다. 두 번 급여 후에도 구토를 하지 않는다면 수의사와 전화 상담 후 응급진료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물놀이 후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염된 물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과 귓병, 눈병은 물놀이 후 며칠 뒤 증상이 나타나므로 수의사의 검진 후 적절한 처방을 받길 바란다.

강 주변에는 풀이 있다. 풀이 자라는 땅에는 진드기가 존재하며 풀이 젖어있을 때 땅속 진드기가 풀 위로 올라와 지나가는 동물에게 달라붙는다. 산책은 풀이 마른 시간대에 하는 것이 진드기 감염을 줄일 수 있다.

여름철 물놀이 중 다발하는 질병은 의외로 열사병이다. 물속을 제외한 한낮의 더운 실외 환경이 반려견에게 고체온증과 과호흡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차 안은 불과 10여분 사이에 반려견에게 열사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차 안에 반려견을 혼자 두지 말아야 한다.

비만견, 노령견, 심장 질환, 신장 질환이 있는 개는 열사병에 매우 취약하다. 호흡이 빠르고 몸이 뜨거운 상태라면 고체온증을 의심하고 즉시 시원한 물을 소량씩 먹여주고 다리와 엉덩이 부분을 냉찜질을 하거나 차량 내 에어컨을 풀가동하여 체온을 낮춰 주어야 한다. 체온이 안정됨에도 기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동물병원으로 신속히 이동하여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반려견을 위해 개방한 dog swimming day. LA (사진출처:www.reviewjournal.com)
반려견을 위해 개방한 dog swimming day. LA (사진출처:www.reviewjournal.com)

반려견과 여행을 함께하는 것은 일상의 선물이자 행복이다. 더위와 물놀이에 대처할 수 질병 상식들을 익혀두어 반려견의 수호천사가 되어주길 바란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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