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냉난방기 청소 공동체 안동 파란협동조합, 노인 건강 관리와 경력단절女 채용에 앞장

경로당 냉난방기 청소 봉사도 나서
조재성 이사장 "삭막한 경기 속에 버팀목 될 것"

올해 초 안동지역에서 발족한
올해 초 안동지역에서 발족한 '파란협동조합'은 냉난방기, 미세먼지 저감 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다. 이사장을 맡은 에어텍시스템 조재성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 김영진 기자

"초고령화 시대와 경제불황 속에 노인 건강과 소상공인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냉난방기 청소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소상공인들이 모여 결성된 파란협동조합 조재성 이사장의 말이다.

파란협동조합은 경력단절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과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지역의 1인 기업 등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이 모여 올해 초 발족했다.

조 이사장은 "미세먼지 문제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가운데 실내 미세먼지의 원인인 냉난방기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기청정기와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등은 선풍적인 인기로 고가에 팔리고 있지만, 냉난방기가 청소돼 있지 않으면 작동 시 곰팡이와 각종 오염물질, 미세먼지가 실내를 오염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란협동조합은 영세사업자들이 모여 설립된 곳인 만큼 지역 사업자들과의 상생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조재성 파란협동조합 이사장은
조재성 파란협동조합 이사장은 "노인 건강을 위해서는 꼭 지속적인 냉난방기 청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기자

냉난방기 청소업은 대부분 1인 기업으로 규모가 작다 보니 큰 규모의 사업을 수주할 능력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업계에서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자 간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파란협동조합은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한 냉난방기 청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공공기관 등 큰 규모의 시설을 대상으로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런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손이 부족하면 지역 소규모 업체와 협력하고 경력단절여성 등을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1석 3조의 긍정적인 효과도 만들고 있다.

조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가장 큰 의미는 영세사업자들의 상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살자는 데 있다"며 "공공이용시설을 위주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필연적인 고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고용된 이들은 기술과 경험을 전수받아 새로운 1인 기업과 조합원으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파란협동조합은 지역 경로당 등 무더위 쉼터를 대상으로 한 냉난방기 관리 봉사도 앞장서고 있다. 안동지역은 520여 곳의 경로당에 에어컨 등 냉난방기가 1, 2개씩 설치돼 있지만 설치 후 지금까지 청소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파란협동조합은 지역의 소외계층과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해 다시 경로당 등 노약자를 대상으로 환원사업을 벌이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파란협동조합은 지역의 소외계층과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해 다시 경로당 등 노약자를 대상으로 환원사업을 벌이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파란협동조합은 지역 경로당을 방문해 냉난방기 청소와 함께 공기정화식물을 배치해 어르신들의 소일거리 마련과 말동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덥고 습한 장마철 냉난방기 청소를 하지 않고 사용하면 곰팡이가 증식하고 이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작은 포자가 호흡기로 흡입되지만, 전자기기 조작에 미숙한 어르신들의 특성상 제대로 된 관리와 청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흡입된 포자는 기관지염 등으로 발병해 노인 사망 질환의 가장 높은 원인은 폐렴 등 폐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경로당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란협동조합은 중소기업으로의 성장과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조재성 파란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는 일반적인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 소외계층을 고용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다시 거둬들인 수익으로 지역의 경로당 등에 봉사를 통해 환원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삭막한 경기 속에 일할 곳 없고 소외된 이들이 기댈 수 있도록 파란협동조합이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