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드라스 부이쩨, 대구 청년들 반가워요."
지난 23일 사할린 주도(州都) 유즈노사할린스크 한인문화센터 강당. 사할린 한인 어르신들이 이역만리 대구에서 온 청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14년째 러시아 한인 동포들과 끈끈한 민족의 정을 나눠온 대구 청년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베푼 잔치에 곳곳에서 감사인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행사는 사할린주 한인협회(회장 박순옥)와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회장 하태균)가 공동 주최한 제13회 '대구의 밤'으로 정순덕 사할린경제법률대학 이사장, 김주환 사할린한국교육원장을 비롯한 한인 동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사할린 한인 4세대 청소년들의 모듬북 공연에 이어 사할린 한인 여성들로 구성된 아리랑무용단(단장 박영자)은 공연이 이어졌다. 한인노인회원 10여 명도 무대에 올라 트로트와 춤사위를 펼쳤다.
대구청년들의 방문은 현지 미디어의 관심을 끌 만큼 사할린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사할린우리말방송국은 김재용(금부모터스 대표)·여준혁(여성메디파크병원 관리국장) 씨 등 대구 청년들의 인터뷰와 동포들의 만남을 취재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가가린호텔을 운영하는 권행자 대표는 "오랜 세월 사할린을 찾아오는 이들은 대구 청년들이 유일하다"면서 "14년째 정을 나누고 있는 대구 청년들은 이제 손님이 아닌 가족이다"라고 말했다.
'대구의 밤' 행사는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징용됐던 한인 동포들의 아픔을 잊지 말고 그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가 지난 2006년부터 연례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하태균 회장은 "힘든 세월을 버텨온 사할린 동포들은 국가가 잊은 사람들이었지만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작은 행동이 사할린 어르신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큰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는 22일부터 4일간 코르사코프시 망향의 언덕과 사할린희생사망동포위령탑 등 한인들의 한이 서린 곳을 찾아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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