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예멘 내전을 조사한 유엔 전문가들이 예멘 정부측 아랍 동맹군을 지원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반군을 돕는 이란 측에 모두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전문가 패널은 미국, 영국, 프랑스와 이란이 양측에 정보 및 물류 지원을 제공하고, 위법으로 의심되는 무기 판매를 해 분쟁을 장기화한 책임이 있다는 내용을 다음 주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제출할 예정인 보고서에 담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예멘에서 수년째 내전이 이어지는 동안 사우디가 예멘에 공습을 단행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도 민간인 거주지를 무분별하게 폭격하고 민간인들을 저격했으며, 어린이를 전투에 동원하는 등 전쟁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패널은 짚었다.
조사단을 이끈 카멜 젠두비 예멘 전문가 패널 의장은 예멘에서 자행되는 모든 불법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내전 당사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더불어 내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하며 국제사회가 예멘 상황을 더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군수업체들은 예멘 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전한 사우디와 UAE에 최근 대규모 무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사우디에 판매한 무기들이 예멘 정부군에 지원됐다면서 무기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2015년 3월 발발해 5년째로 접어든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와 UAE의 아랍동맹군과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사실상 국제 전쟁이 됐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사망한 예멘인은 이미 1만 명을 넘어섰으며, 기관에 따라서는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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