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용 구미시장이 전임 시장 시절 주민공청회를 거쳐 결정한 '왕산 광장' 명칭을 바꿔 논란을 부르고 있다. 왕산은 독립운동가 허위 선생의 호로 구미 제4국가산단 물빛공원 내 들어서는 광장과 누각 이름이다. 비록 구미시는 이들 시설이 들어선 마을인 산동 주민들의 요구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지만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 처음 이름을 정할 때처럼 주민공청회 등 납득할 만한 절차를 밟지 않아서다. 장 시장의 뜻에 따른 변경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이 지난 2018년 3월 시작, 이달 말 완공 예정인 물빛공원은 56억원을 들인 공공시설물이다. 3만㎡ 넓이의 근린공원에는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마련되는 터여서 붙일 명칭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시·군마다 크고 작은 시설 설치 때 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민은 물론, 외부인의 발길을 끌 만한 시설 마련에 신경을 쓰지만 명칭에도 특별히 관심을 쏟는 현실이다. 갈수록 명칭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남유진 시장 재임 시 구미시가 '왕산'의 이름을 따 '왕산 광장'과 '왕산루'로 결정한 일은 이름의 상징성 때문이다. 왕산은 엄혹한 시절, 독립운동에 헌신해 구미를 벗어나 나라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이다. 게다가 왕산 집안 역시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할 만큼 독립운동 명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 서울시가 동대문구 신설동역오거리~시조사삼거리를 잇는 3.2㎞ 도로를 '왕산로'로 지정해 그의 독립운동 활동을 기리는 까닭도 그래서다.
특히 곧 선보일 물빛공원에는 왕산을 비롯한 13명의 집안 독립운동가 동상까지도 들어서 왕산의 이름에 걸맞은 공간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산동면 일부 주민이 '산동'의 지명을 아끼고 내세우는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명칭 변경은 절차와 근거를 갖춰야 한다. 단순히 시장이 바뀌었다고 함부로 할 일은 아니다. 이제라도 명칭 변경을 철회하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정당한 절차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름을 결정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