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가꾸다보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 한번에 1,2시간 정도 햇볕을 쬐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땀을 흘리게 되고, 기분도 좋아진다. 게다가 텃밭농사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처럼 격렬한 움직임이 아니다. 큰 힘들이지 않고 행하는 유산소 운동에 가깝다. 무엇보다 텃밭에는 햇빛이 쏟아지니 헬스클럽과 같은 실내에서 운동할 때보다 힘을 덜 들여도 훨씬 많은 땀을 흘리게 되고, 물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땀을 통해 인체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도 크다.

경기도는 독거노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2012년부터 '홀몸어르신 365일 햇빛 쬐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보건소 간호사들이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육체적·정신적 건강문제들을 점검, 관리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통해 노인들의 의료비 지출, 병원 방문 횟수, 우울증 감소 등 효과를 얻었다고 2016년 5월 발표했다. '홀몸어르신 365일 햇빛 쬐기' 사업에 참여한 독거노인들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이 2015년 말 기준 3만5천767원으로 사업 초기인 2012년 초 6만3천385원 대비 43.6% 감소했다는 것이다. 병원 방문횟수 역시 2012년 초 2.9회에서 2015년 말 1.9회로 줄었고, 15점 만점인 우울점수는 6.6점에서 5.5점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자살 시도율은 같은 기간 3.1%에서 0.5%로 급감했다.
'사)농업으로 가꾸는 시민 공동체'는 2017년, 2018년에 걸쳐 '텃밭 가꾸기 전과 텃밭 가꾸기를 시작한 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 320명 중 91%가 '더 건강해진 것 같다'고 답했고, 7%의 응답자가 '더 쇠약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이 1%를 조금 넘었다.
텃밭을 가꾸기 전후, 병원을 찾는 횟수에 대해서도 75%가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늘어났다'는 응답은 18%였다. 병원진료 기록을 일일이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스스로 평가하는 건강지수가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성승모 성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과장은 "햇빛을 쬐며 하루 30분 정도 운동을 하기만 해도 우울증 환자 중 다수가 밝은 기분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햇빛을 쬐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양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날마다 일정 시간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light therapy)을 우울증 치료에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자연 햇빛의 효과를 응용한 것이다.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임경호 할아버지는 "햇빛을 받으며 퇴비를 나르고, 물을 주고, 호미질을 하느라면 4월에도 몸에서 땀이 난다. 나이 든 뒤로는 평소 좀처럼 땀 흘리는 일이 드문 편인데, 텃밭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샤워를 하고 나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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