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연천 한 농장의 돼지 도축장을 출입했던 가축 운반차량이 16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경상북도축산기술연구소(이하 축기연)는 20일 초긴장 상태였다.
다행히 정밀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이날 하루 축기연 직원들과 축산농들은 과거 구제역 악몽이 되살아날까봐 노심초사했다.
축기연은 2010년 12월 발생한 구제역 때 기르던 우량가축을 폐사하고 우량종축을 소백산 인근 안전지대로 피신시킨 경험이 있다.
당시 축기원은 12월 11일 국내 축산 기술의 70년 역사의 존폐 위기를 막겠다며 한우 우량종축(생산능력이 높은 한우 암소)을 선발해 소백산 깊은 산중에 축사 250㎡, 관리사와 퇴비사 100㎡를 긴급 신축하고 임신소 56마리(한우 51마리, 칡소 5마리)를 피신시켜 가까스로 종을 지켜냈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서 반경 500m 안에 있는 소와 3㎞ 내에 있는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 구제역으로 축기연에 있는 소 512마리, 돼지 521마리, 흙염소·산양 83마리 등 모두 1천116마리의 우량가축이 살처분되는 아픔을 겪었고 우량종축(피신소) 56마리와 토종닭 5천100마리, 아리카나 315마리, 말 4마리, 관상조류 72마리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축기연은 이번에도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위험에 노출됐다. 8월 28일 영종도 계류장에 도착한 덴마크산 종돈이 지난 16일 연구소로 들어올 때 ASF가 발생한 경기 연천 한 농장의 돼지 도축장을 출입했던 차량이 이용됐기 때문이다.
축산농들은 "구제역으로 초토화된 경북 축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있어 소백산 깊은 산중으로 피신한 우량 종축들이 마지막 희망이 됐다"며 "혹시나 ASF가 확산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는데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천만다행이다"고 했다.
김석환 경상북도 축산기술연구소 소장은 "구제역이 발생한 9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날까봐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며 "혹시나 몰라 당분간 가축 예찰·검사 활동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축기연에는 소 520마리, 돼지 212마리, 닭 9천900수의 종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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