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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0년 미제 개구리소년 수사, 이젠 중단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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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수로는 처음으로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성서 개구리소년 사건'의 발생 현장을 찾아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1991년 3월 26일부터 28년의 세월이 흘렀고, 5명 어린이 유골이 발견된 2002년 9월 26일부터 17년이 흐른 시점에서 나온 경찰청장의 약속이라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재수사 약속에 희망을 거는 것은 경찰이 지난 18일 영원한 미제로 빠질 뻔한 1980년대 세상을 놀라게 한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밝혀낸 때문이다. 범인은 1986년 첫 살인 사건에 이어 1991년 4월까지 9차례 범행에도 잡히지 않아 지난 2006년 4월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사건 발생 33년이 지나 꼬리가 밟혔다. 그런 만큼 경찰청장의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 재수사 약속에 기대를 걸 만하다.

개구리소년 사건도 화성 사건처럼 지난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끝났다. 경찰은 한때 수사를 이어갔지만 지난 2015년 내사 중지가 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약속으로 다시 본격 수사를 기대하게 됐으니 다행스럽다. 물론 재수사 과정에서 만날 난제는 많을 것이다. 세월이 흐른 탓에 결정적 물증과 증언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화성 사건에서처럼 경찰의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수사가 더욱 필요함을 드러냈다.

경찰은 그동안 쌓인 자료 외에 새 단서를 찾는 일도 마땅하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유골 조사에 대한 경북대 법의학팀의 최종 결과보고서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유골 근처 10여 개 탄두 발견과 인근 군부대 사격장 관련 제기된 의혹 등에 대한 정밀한 접근 역시 검토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탄피를 줍기 위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건 당시 국군 또는 외국군의 사격 훈련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볼 만하다.

개구리소년 사건 재수사는 평생 가슴에 아픔을 품고 살아갈 유족에게는 실낱 같은 희망일 수 있다. 경찰청장의 약속을 반기면서 경찰의 사건 해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수사를 기대한다. 경찰이 최근 화성 사건에서처럼 끈질긴 수사 의지와 첨단 과학적 수사로 개구리소년 사건 수사에서도 걸맞은 결과를 거둬 달라진 경찰 수사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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