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집에서 대화를 하지 않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곧잘 이야기하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말수가 줄더니 이제는 집에서 아예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S1. 아이의 방문을 노크해 주는 배려가 있어야

아이가 방문을 꼭 잠그고 부모님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 사춘기에 들어서서 그럴 수도 있고, 말 못할 고민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모에 대한, 소심한 저항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말수가 줄고 방문을 잠그는 일이 많아졌다면 아이의 그런 행동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세요.

우선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아이에게 과일이나 토스트처럼 아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을 준비해서 아이 방문을 노크해 보세요.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면 꾸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준서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구나. 어떤 게임이길래 우리 준서가 이렇게 집중하고 있었을까? 엄마한테도 가르쳐 줄래?"하고 관심을 보여주세요.

아이의 방문을 노크한다는 것은 아이에 대한 작은 배려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열중하고 있는 것에 대한 관심은 닫힌 아이의 마음을 여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S2. 모른 척하면서도 끊임없이 지켜봐 주어야

대화 단절에 들어간 아이는 쉽게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관심을 무시하거나 더 깊은 단절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에 들어온 후 SNS에 빠져 휴대폰만 만지고 있다면 공부는 하지 않고 휴대폰만 만진다고 꾸중할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어떤 SNS를 하는지, 좋아하는 콘텐츠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면서 관심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면 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부모가 긍정적 사인을 보인다면 아이는 분명 대화의 문을 열 것입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비밀의 방'을 갖게 됩니다. 부모는 이를 모른 척하면서도 끊임없이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비밀의 방을 인정하면서 공감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숙한 존재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미숙한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이는 자신의 세계를 쉽게 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S3. 부모는 아이의 영원한 '상담자'가 되어야

대화의 문을 닫아버린 아이의 말문을 트게 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부드러운 말투와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서도 문을 쾅 닫아버리기 일쑤입니다. 쉽게 마음의 문을 열 아이였다면 대화의 문을 그렇게 닫지도 않았겠지요.

성급하게 아이의 마음을 열려고 하지 말아 주세요. 조금씩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해 주며 아이에게 다가서 보세요. 아이가 사춘기를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낼 때, 부모는 '상담자'가 되어 고민을 들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준서가 친구 때문에 많이 힘들었구나"하며 함께 고민해 주고 같은 편이 되어 공감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게 아이의 마음을 여는, 중요한 방법이 됩니다.

이유 없어 보이는, 아이의 반항에 좌절하기에 앞서 돌아볼 게 있습니다. 우선 왜 그처럼 반항적인 행동을 보였는지, 혹시 말문을 닫아 버린 것이 부모의 잘못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의 행동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자신만의 표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부모는 언제든 아이의 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친구 문제로 힘들어 하고,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주며 꼭 안아줄 수 있는 '영원한' 상담자가 바로 '부모'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고민 들풀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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